환경비용 최근 4년간 1.8조원 급증…英·獨·日 시행
“기후·환경 악영향 인식해 에너지 절약 효과 기대”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지속가능한 전기요금을 위해 ‘환경비용 분리부과’ 도입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환경비용 분리부과는 매년 증가하는 환경비용을 원가에서 별도 분리해 자동으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것이다.
전기사용 소비자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에 공감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환경단체들도 환경비용 분리부과를 요구해왔다. 당초 요금에 포함된 것을 따로 표시만 하는 것이라 급격한 요금인상은 없다. 영국, 독일, 일본 등에서는 별도 또는 전기요금에 포함해 부과하는 등으로 환경비용을 청구하고 있다.
4일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환경비용은 ▷2015년 1조원(신재생의무이행 9000억원·탄소배출권 이행 1000억원) ▷2017년 2조원(신재생의무 1조6000억원·탄소배출권 4000억원) ▷2019년 2조8000억원(신재생의무 2조원·탄소배출권 6000억원·미세먼지감축 2000억원)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미세먼지감축비용까지 포함하는 등 환경비용 구조는 기후환경, 전력계통의 안전성으로 급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환경비용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요금체계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환경비용 분리부과는 발전업체가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화석연료 대신 재생에너지로 발전하는 것을 지원하는 비용과 할당된 온실가스 배출량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한 것을 상쇄하기 위해 배출권을 구입한 비용이 담긴다.
전문가들은 전기요금 고지서에 ‘환경비용 분리부과’ 형식으로 표기해 소비자들이 전기 사용에 따른 기후·환경 악영향을 인식해 에너지를 절약하도록 이끄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비용 등 외부비용도 요금에 반영해야 한다”면서 “또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석탄화력발전 물량 규제 등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관련 손실액을 요금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전 사고 위험 비용과 갈등 비용도 현실화해 반영해야 한다”며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추진 과정에서 공급 구조를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환경비용 분리부과이외도 연말에 발표될 전기요금개편안에는 발전 연료비에 전기요금을 연동시키는 ‘연료비연동제’도 담길 가능성이 점쳐진다. 연료비연동제는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벨기에, 덴마크, 이스라엘, 중국,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대만 등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시행하는 전기요금 결정 방식이다.
1996년부터 연료비 연동비를 시행한 일본은 당시 유가하락에도 전기요금이 36% 상승하자 연동제 도입 여론이 거셌고, 정부가 이를 수용했다. 조정주기는 3개월간 구입비 이동평균값을 2개월의 시차로 매월 적용하고, 요금청구서를 통해 1개월 전 안내한다. 급격한 요금변동 방지를 위해 조정액 상하한선을 설정하는 등 소비자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우리나라는 연료비 연동제를 2011년 7월 시행했으나 연평균 두바이유가 2011년 배럴당 105.98달러, 2012년 109.03달러, 2013년 105.25달러 등 고공행진을 지속하자 2014년 5월 연동제를 폐지했다. 고유가 시대에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해 전기요금이 기준연도보다 인상돼야하는 상황에서 포기한 것이다.
따라서 저유가시대인 올해와 내년 상반기까지가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할 골든타임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저유가 때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해야 기준 요금보다 인하된 가격으로 시작할 수 있어 소비자 저항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