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 소통 행보

초선 모임 첫 강사에 ‘식사 정치’ 시작

중진 의원 쓴소리도 바로 설명 나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장-중진의원 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장-중진의원 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과거 ‘여의도 차르’로 불릴만큼 독단적인 행보를 보였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소통에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땐 ‘공천권’이란 칼이 있었지만, 지금은 지지세 외엔 완전히 ‘믿을 구석’이 없다는 데 따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당 내에는 김 위원장의 취임 초기 때만 해도 그의 독단적 행보를 염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김 위원장이 비대위 회의에서 위원장과 원내대표에게만 공개발언권을 주기로 했다는 말도 있었다. 그가 지난 2일 의원총회에 처음 참석했을 때는 “다소 불만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과거 가치와는 조금 떨어지는 일이 있더라도 너무 시비 걸지 말고 협력해달라”고 말한 후부터 당내 불안감은 더욱 커져가는 듯했다.

그런 김 위원장이 최근에는 그의 옛 명성과 견줘봐서는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허은아 의원이 주도하는 공부 모임에 첫 강사로 참석, 약 1시간40분간 초선 의원들과 대화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초선이라고 겁먹지 마라”, “능력만 있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기면서까지 정책과 당내 현안에 대한 논의를 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서울 동북부지역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 [연합]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서울 동북부지역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 [연합]

김 위원장은 10일부터 ‘식사 정치’도 본격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한 초선 의원에 따르면 그는 수도권과 충청 지역 등의 초선 의원들과 함께 한 오찬 자리에서 “어려운 선거를 치렀다. 당 발전을 위한 많은 의견을 주길 바란다”고 말한 후 주로 듣는 데 집중했다. 김 위원장은 선수·권역별, 또 원외 당협위원장과도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중진 의원들과의 소통도 신경 쓰는 모습이다. 그는 10일 비대위·중진 의원 연석회의를 열고 몇몇 중진들의 쓴소리를 청취했다. 그는 앞서 “나는 보수란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 데 대한 목소리가 나오자 “보수의 가치를 폄훼하고 부정하는 게 아니다”며 “(보수의 가치를)지켜야 하지만, 새로운 생각으로 국민 마음을 사로잡는 정책도 내놔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비대위 회의 때도 발언을 원하는 모든 비대위원에게 발언권을 주는 등 열린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물론 아직 소통에 있어 부족한 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최근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인공지능(AI) 분야 전문가인 이경전 경희대 교수를 영입하려고 시도했지만, 이 교수가 지난 총선 때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텐트’ 발언을 옹호한 전력이 드러나 바로 백지화한 게 대표적 사례다.

한 초선 의원은 “김 위원장이 인사를 결정하기 앞서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했다면 직면하지 않았을 수 있던 일”이라며 “다만 그간 알려진 것보다는 상당히 소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런 해프닝이 잦을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