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시장 침체에도 아파트 경매 고가낙찰 속출
평균 응찰자수 강남 줄지만, 강북엔 늘어나
“싸게 사려는 실수요자 경매에 관심 높아져”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 28일 서울중앙지법 경매 21계. 감정가 6억6000만원인 동작구 사당동 신동아 아파트 60㎡(이하 전용면적)가 경매에 나와 7억4300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가 13명 몰리면서 경쟁이 치열했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13%까지 높아졌다.
전날 서울동부지법 경매3계에선 7채의 아파트 경매가 진행됐는데, 낙찰된 4채의 낙찰가율은 모두 100%를 넘었다. 감정가 10억7000만원인 광진구 광장현대파크빌 85㎡는 11억2500만원에, 감정가 17억2000만원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85㎡는 17억5211만원에 각각 낙찰돼 105%, 102%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주택 거래가 급감하면서 주택시장이 본격적으로 침체되는 분위기지만 경매시장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는 인기 지역 매물이 늘면서 응찰자가 모이고 낙찰가율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29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4월(28일 기준) 법원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낙찰가율은 평균 105.2%를 기록해 2018년 11월(107.0%) 이래 가장 높았다.
3월엔 코로나19로 경매법원이 대부분 문을 닫았기 때문에 경매 진행 건수가 10건에 불과하고 낙찰가율도 83.3%로 뚝 떨어졌지만, 이달엔 68건의 경매가 진행돼 2월(28건) 수준을 회복했다. 건당 평균 응찰자수도 5.4명으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서울에서도 강남3구는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져 평균 응찰자수가 대폭 줄고 있지만, 강북권의 경우 오히려 평균 응찰자 수가 증가하면서 낙찰가율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이달 서울 아파트 경매 건 가운데 응찰자가 가장 많이 몰린 아파트는 노원구 중계동 한화꿈에그린 84.9㎡다. 감정가 5억6600만원인 이 아파트에 16명이 응찰해 6억1560만원에 낙찰됐다.
두 번째로 응찰자가 많은 아파트도 강북이다. 감정가 3억600만원인 노원구 월계동 청백 아파트 59.4㎡와 감정가 5억800만원인 성북구 하월곡동 월곡두산위브 59.9㎡에 각각 15명씩 응찰했다. 청백 아파트는 3억1633만원, 월곡두산위브는 5억7060만원에 주인을 찾아 낙찰가율은 103%, 112%를 각각 기록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4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평균 응찰자수는 1.5명에 불과하지만, 강북의 아파트 밀집 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의 평균 응찰자수는 6.9명이나 된다. 강남3구와 노도강 지역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각각 100.1%, 106.7%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은 앞으로 더 주목 받을 전망이다. 매매시장이 침체될수록 채권자들이 경매로 넘기는 주택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경매 시장에 매물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5월 경매 예정된 아파트 중엔 감정가 38억1000만원인 강남구 청담동 동양파라곤 224㎡(6일 중앙지법), 감정가 16억4000만원인 용산구 신계동 용산이편한세상 124㎡(12일 서부지법), 감정가 41억9000만원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40㎡(13일 중앙지법) 등 인기지역 물건이 많다.
오명원 연구원은 “최근 실수요 목적으로 경매 컨설팅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매매시장이 얼면 경매 시장 인기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