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교역국 일본까지 입국제한
수출규제 이은 조치로 ‘이중고’
기업들 수출·홍보 등 잇단 차질
“코로나19 사태로 대규모 투자를 위한 해외 벤치마킹 출장이 전부 취소됐습니다. 일본에 이어 미국까지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면 연간 사업 피해는 막대할 것입니다.” 〈전자업체 관계자〉
6일 재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국인 입국제한이 3대 교역국인 일본까지 확대되면서 산업계 전체가 초비상이 걸렸다.
베트남과 인도, 호주에 이어 일본까지 102개국이 한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제한 조치를 단행하며 해외를 무대로 뛰어야 하는 국내 기업들의 수출과 투자, 전략제품 홍보 등 연간 경영계획이 줄줄이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일본은 오는 7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한창 마케팅 대목이지만 코로나 사태로 도쿄 올림픽 취소·연기설까지 나오는데다 이번 입국제한까지 겹쳐 빨간불이 켜졌다. 여기에 지난해 일본 아베 신조 정부가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로 양국 교역 문턱이 높아져 국내 기업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전자업계와 자동차업계는 일본 비즈니스 규모가 크지 않아 직접적인 피해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태가 장기화 할 경우 부품·소재 조달 등에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픽 공식후원사인 삼성전자는 도쿄올림픽 차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작년 4차례 일본 출장길에 오르며 수출규제 충격 완화와 일본 2위 통신사 KDDI와의 5G 장비공급 계약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삼성의 경우 인도 정부의 한국인 비자취소 조치가 더 걱정이다. 삼성은 인도에 2018년 세계 최대 휴대전화 공장인 노이다 공장을 세웠고, 5억 달러 규모의 디스플레이 공장도 신설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사태가 길어지면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의 프리미엄 TV시장을 공략해온 LG전자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LG전자는 작년 여름 8K 올레드(OLED)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를 일본 시장에 출시하며 도쿄올림픽을 본격적으로 준비했었다.
항공업계는 일본과 호주마저 한국발 입국자 제한 조치를 발표하면서 또다시 충격에 빠졌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노 재팬’ 영향으로 일본 노선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겨우 유지해오던 노선마저 끊길 위기에 직면했다.
화학업계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원재료를 일본에서 수입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장기 계약이 많아 당장의 영향은 없지만 현지 출장길이 막힐 경우 긴급 수요에는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지난해 일본이 ‘집중관리대상’으로 수출제한 조치를 건 159개 품목 중 화학 분야가 40여개로 가장 많아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추가 악재를 맞았다.
일본 현지의 기업 주재원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게 제기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양국 간 물품 교역 자체가 타격을 받는 건 아니지만, 인적 교류가 막힘에 따라 기술 교류 등이 어려워지고, 영업과 마케팅 측면에서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권혁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전략팀장은 “일본은 경제 교류 비중이 높은 국가로 이미 수출 규제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악영향을 불가피하다”라며 “현지 법인과 주재원이 있다 해도 인적 교류가 막히면 영업 등에서 타격을 피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신남방경제실장은 “일본은 핵심 부품 소재 측면에서의 세계 공급 채널을 맡고 있는 곳”이라며 “입국 금지의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일본 산업계에 악영향이 생기면 한국에도 부담이 전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산업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