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펜루트도 펀드 환매 중단
대형증권사, TRS철회…공포 확산
추가 사모펀드 환매중단 가능성↑
금융당국 “증권사 자율” 뒷짐만
라임사태가 자본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2조원 규모의 총수익스와프(TRS)계약 해지 도미노가 우려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TRS 계약해지 여파로 알펜루트자산운용이 헤지펀드 환매 중단에 나섰고, 여타 자산운용사들로의 확산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들이 자산운용사에 대한 TRS 전면 철회에 나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알펜루트 펀드를 팔아 회수를 시작하면서 미래에셋대우도 경쟁적으로 TRS 회수에 나섰다”며 “증권사들의 자금회수로 인해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유망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알펜루트자산운용은 라임사태에 따른 TRS 계약 해지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 여파로 헤지펀드의 환매 중단을 전격 결정했다. 대표 펀드인 몽블랑4807을 포함해 전체 26개 펀드에 대해 28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차례로 환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환매 중단 규모는 2296억원이다. 이 가운데 1381억원어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팔렸다.
문제는 증권사들의 TRS 계약 해지가 이제 시작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현재 19개 자산운용사에 대해 2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의 TRS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라임은 신한금융투자,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3곳과 지난해 환매 중단된 1조6000억원 규모의 펀드 자산 중 6700억원 정도의 TRS 계약을 맺었다. 해당 증권사는 판매사들과 펀드 자산 회수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증권사 내부에선 이미 TRS거래를 사실상 중단하는 쪽으로 기류가 정해졌다. 라임 사태를 계기로 TRS 계약을 통한 높은 레버리지 거래는 위험 노출도가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TRS 계약을 통해 일으킬 수 있는 레버리지 한도는 400%지만,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200% 안팎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증권사들의 TRS 계약 해지가 이어질 경우 추가적인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의 TRS 계약 해지 통보가 라임 공포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요구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들이 자산운용사에 대해 정상적인 대출을 했다면 개입할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산운용사가 증권사한테 돈을 빌리고 다시 증권사가 회수하는 건데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에게 개입할 명분이나 권한이 없다”며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고, 회계법인의 실사결과가 넘어오면 2월 초순쯤 중간 점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유망 비상장기업에 투자하고, 이후 증시 상장 등을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투자전략으로 알려진 운용사다. 총 9100억원의 운용자산 중 개방형 펀드가 약 2300억원, 폐쇄형 펀드가 약 6800억원이다. 폐쇄형 펀드는 대부분 만기가 내년 이후에 돌아온다. 김나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