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비만, 고혈압·당뇨 등 성인병 주요 원인…1주일에 3~4회 운동, 저열량·고단백 식단 구성으로 예방을

초등생 겨울방학 ‘체중감량’ 찬스 쓰시겠습니까?
활동량이 줄어드는 방학 기간에는 소아비만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주부 김 모씨(43)는 이번 주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의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한 가지 걱정이 생겼다. 공부 때문이 아니라 아이의 체중 때문이다. 지난 겨울방학 추운 날씨 탓에 집에서 지낸 시간이 많았던 아이는 방학 동안 무려 6㎏이나 몸무게나 늘었다. 이후 몸무게가 조금씩 늘어 1년 동안 10㎏ 정도가 증가했다. 반면 키는 거의 크지 않았다. 김씨도 작은 키에 과체중에 해당하는 몸이어서 혹시 이것이 아이에게 유전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김씨는 이번 겨울방학 아이의 공부보다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체중 조절에 신경 쓸 계획이다. 대부분의 초중고교가 이번 주 겨울방학에 들어간다. 겨울방학은 아이들에게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주기도 하지만 자칫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는 시기다. 특히 추운 날씨로 활동량이 줄지만 먹는 양이 많아지면 소아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아비만은 성인병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이 시기부터 체중 조절에 주의해야 한다.

▶영유아 시기, 아이 보챌 때마다 수유하는 건 비만 원인=비만의 기준을 정할 때 2세가 지난 후에는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를 선별검사로 사용한다. 체질량지수는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것이다(kg/㎡). 2007년 이후부터 체질량지수 값이 25 이상이면 비만, 체질량지수가 같은 연령과 성별의 100명을 기준으로 한 기준표에서 99% 이상이면 고도 비만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런 소아비만은 내분비질환(갑상선기능저하증 등)으로 인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개 유전적 영향과 음식 섭취 과다, 운동 부족이 주 원인이다. 우선 음식 섭취 과다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된다. 특히 생후 1세 미만은 아이가 울고 보챌 때마다 수유하는 습관이 비만을 가져올 수 있다. 이 시기의 비만은 지방 세포 수를 늘려 성인비만의 요인이 되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미영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5세 이후 비만이 되는 경우는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외식, 가공 식품 등)을 많이 먹거나 불규칙한 식사로 인해 폭식하는 경우, 급하게 먹는 습관 등 음식 섭취 과다가 주 원인”이라며 “주로 가정에서 식사 습관이 잘못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운동 부족도 소아비만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비만 아동은 몸이 무거워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게 되고 이런 습관이 반복되면서 비만이 점차 심해진다.

특히 주로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부터는 과중한 학업부담으로 운동 신체 활동 시간이 부족하다. 주로 여가시간에는 TV 시청, 컴퓨터 게임 등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아 섭취한 에너지를 소모할 기회도 적다. 소아비만에서 유전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비만 소아청소년의 가족력을 살펴보면 가족 중에 비만인 사람이 있는 경우가 많다. 한 교수는 “부모 중 한 사람이 비만이면 자녀가 비만일 확률은 40%, 두 사람 모두 비만이면 80%의 확률을 갖는다”며 “형제가 비만일 때도 다른 형제가 비만인 경우가 많아 유전적 요인 외에도 어려서부터 같이 생활하면서 영향을 주는 가족의 식사 습관, 생활 방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아비만, 성인병 위험 높여…외모 자신감 떨어져 따돌림의 원인되기도=소아비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소아비만이 대부분 성인 비만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또한 성인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비만을 원인으로 하는 합병증(고혈압, 지방간, 고지혈증, 당뇨병 등)이 소아기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공복 시 혈당 증가), 고지혈증 등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을 대사증후군이라 하는데 이 경우 심근경색과 같은 심각한 관상동맥질환과 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 이런 합병증 외에도 소아비만에 의해 담석증, 호흡기질환(천식, 수면무호흡), 골관절질환, 우울증, 사회생활 부적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한 교수는 “특히 비만으로 인한 자신의 외모에 대한 열등감, 자신감 부족, 운동능력 저하 등으로 소극적이고 비사교적인 생활 태도를 보이면 학교에서 따돌림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식단은 열량 낮추되 성장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는 섭취하도록=소아비만 치료를 위한 실천 방법은 체중 유지, 즉 감량이다. 비만 치료를 위해서는 식이요법과 운동, 상담을 통한 생활 습관 교정을 동시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만약 고도 비만이면서 합병증이 있다면 약물치료까지 필요하다.

우선 식단은 되도록 저열량, 저탄수화물, 저지방, 고단백 식단으로 구성한다. 다만 성인과 달리 성장이 매우 중요한 시기이므로 성장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의 섭취가 중요하다. 경도비만의 경우 현재 체중만 유지해도 키가 자라면서 비만 지수가 정상이 되므로 너무 엄격하게 식사를 제한할 필요는 없다. 중등도와 고도비만이라면 1달에 1~2kg 정도로 서서히 체중을 감량하여 경도비만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다만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검사를 해야 한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은 체지방을 감소시키고 혈압, 지질,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한다. 따라서 식이요법과 함께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1회 30~60분씩, 1주일에 3~4회씩 땀이 날 정도의 강도로 하는 것이 좋다. 따로 운동할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일상적인 활동 중에서 에너지를 소비하는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한 교수는 “무엇보다 소아비만 환자는 자기 조절 능력이 부족하므로 식습관을 개선하려는 가족 전체의 노력과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