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치안정감, 치안감 인사 잇따라 연기

“민정 수석실 검찰수사로 여력 없다” 관측 많아

황운하, 임호선 인사에 관심 집중

檢 수사에 멈춰버린 靑 민정실… 경찰 인사까지 ‘올스톱’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당초 11월말 12월 초로 예정됐던 경찰 고위급 인사 발령이 잇따라 연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고위 공무원 인사를 책임진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이 경찰 인사 발표가 미뤄지는 첫 원인으로 꼽힌다. 경찰 고위급 인사가 연기됨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경무관 이하 인사 역시 늦어지고 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당초 경찰청은 12월 초 치안정감과 치안감을 시작으로 고위직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었다. 경찰은 7월과 12월 정기인사를 진행한다. 경무관 이하 인사는 경찰청장이 치안감 이상은 청와대가 한다. 치안감 이상 고위급 인사는 11월말 12월초에 나는 것이 일반적으로 올해는 지난 11월 26일부터 시작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때문에 12월 초가 유력했다. 하지만 12월 중순에 접어든 13일 현재까지도 경찰청 고위급 인사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경찰청 내부에서는 오는 20일 치안정감, 치안감 인사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경찰측 기대란 분석이 많다.

경찰 수뇌부 인사가 늦어지는 것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사실상 직접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것이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 경찰관계자는 “보통 정기인사를 앞두면 민갑룡 청장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다녀오곤 하지만, 아직까지 민 청장이 청와대에 들어갔다는 얘기를 못 들었다”며 “하명수사 의혹과 유재수 감찰 무마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민정수석실이 경찰 고위급 인사까지 신경을 못 쓰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 경찰 경찰고위급 인사중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임호선 경찰청 차장(치안정감)과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치안감)의 거취다. 임호선 차장과 황운하 청장 모두 차기 총선 출마자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임 차장의 향후 행보를 놓고선 두 가지 가능성이 경찰청 내부에서는 나온다. 이번 인사에서 유임돼 차기 청장을 노릴 가능성과 인사 후 명예퇴직을 신청하고 총선에 뛰어들 가능성이다. 임 차장이 유임되면 청장 후보군에 들어간다. 임 차장은 검경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임 차장은 충북 제천 출신으로 증평·진천·음성 지역구 출마 가능성 역시 거론된다. 임 차장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설 경우 검찰 출신인 경대수 자유한국당 의원과의 ‘검경 대결’이 이뤄질 수도 있다. 임 차장은 지난달 민갑룡 청장에게 명예퇴직 의사를 전달했지만, 민 청장이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개혁을 외치며 여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황 청장에 대한 인사도 관심사다. 황 청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황 청장의 출마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황 청장은 최근 총선 출마를 위해 경찰청에 명예퇴직 신청을 했지만 검찰 수사중이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비위로 수사를 받을 경우 의원면직도 불가능하다. 황 청장은 “명예퇴직이 받아들여지길 기다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