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부, 사고현장 인근 주민들에 “집 떠나라”
러, 스카이폴 시험 과정에서 사고 발생 추정
WSJ “러 핵무기 개발 노력에 중대한 차질”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지난 8일 러시아에서 발생한 폭발사고가 신형 핵추진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사고로 방사능이 유츨됐다는 사실을 러시아 당국이 처음 인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이 1960년대 개발을 중단한 미사일 확보를 추진하면서, 양국 간 군사경쟁 신경전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러시아 기상환경감시청은 이날 러시아 북부 아르한겔스크주의 ‘뇨녹사’ 군사훈련장에서 시험중이던 신형 미사일 엔진이 폭발하면서 인근 도시 세베로드빈스크의 방사능 수준이 일시적으로 평소의 16배나 증가했다고 확인했다.
WSJ은 “러시아 국방부가 뇨녹사 주민 수백명에게 집을 떠나라고 권고했다”며 “그들이 왜 떠나야 하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사항은 제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주민들은 폭발 소식이 전해지자 갑상선이 방사능을 흡수하지 못하도록 보호하는 요오드를 사기 위해 약국으로 달려갔다”고 전했다.
이번 폭발사고는 미국이 이달 초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해, 전세계 핵군축 질서를 유지하던 축 하나가 사라진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신형 핵추진 순항미사일 ‘9M730 부레베스트닉(나토명 SSC-X-9 스카이폴)을 시험하는 과정에서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러시아의 ‘스카이폴’ 폭발로 사람들이 시설 주변, 그 너머 지역의 공기를 걱정하게 됐다”며 “우리는 비슷하지만 더 진전된 기술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수차례 첨단 미사일 개발분야에서 러시아가 다른 나라들의 수준을 훨씬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했다.
WSJ은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번 폭발은 발사시설에서 실패한 결과일 뿐 발사 후 폭발한 미사일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러시아의 핵무기 개발 노력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