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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잠안온다고 찬음식 많이 먹으면 곤란 -“설사로 이어져 탈수…혈당 올릴 수 있어” -“잠 못 잔다고 운동하면 오히려 리듬깨져”
바야흐로 열대야의 계절이 도래했다. 해가 져도 온도가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열대야는 일반인도 견디기 힘들지만 당뇨병 환자에게는 더욱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 열대야가 지속되면 숙면이 어려워져 혈당 관리가 어렵고, 자칫 탈수 상태에 빠지게 되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 위험한 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 여름에는 폭염과 함께 장기간 열대야도 예보돼 있어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덥다고 찬 음식을 자주 먹게 되면 설사가 나 탈수를 유발, 당뇨병의 급성 합병증이나 저혈당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규칙적 식사와 균형 잡힌 메뉴는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알려져 있다. 밤늦게까지 계속돼 잠을 못이루게 하는 더위에 식욕이 감소해 시원한 음료수, 빙과류 등 찬 음식을 찾게 될 때가 많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는 이런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 음료수나 빙과류에는 단순당이 많아 혈당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밤에 수분이 많은 과일로 더위를 식힐 때에도 수박 등 당도가 높은 과일은 과다 섭취를 피해야 한다.
식욕이 감소하다보니 시원한 냉면, 국수 등을 식사 대용으로 즐겨 찾는 사람이 많다. 이에 대해 이은정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냉면, 국수 등 고탄수화물 식단은 갑작스레 혈당치를 높일 수 있기에 적당한 양을 조금씩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며 “찬 음식을 먹다가 배탈이 나면 설사 등으로 전해질 불균형ㆍ탈수를 유발해 자칫 잘못하면 급성 합병증이 오거나 반대로 저혈당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운동은 칼로리를 소모시켜 식사 요법의 효과를 향상시키고 혈당을 직접적으로 떨어뜨려 당뇨병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권장된다. 하지만 여름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3시까지 일사량이 가장 강한 시간대를 피해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너무 높지 않은 시간에 식후 30분~1시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열대야로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갑자기 운동을 하면 생활 리듬을 깨뜨릴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이 교수는 “땀을 많이 흘렸을 경우 탈수되지 않도록 시원한 냉수를 섭취하도록 하고, 운동 중 탈수를 막기 위해 운동 도중 20분마다 200㎖씩 물을 섭취해 운동으로 올 수 있는 탈수를 예방해야 한다”며 “운동 후 목이 마르다고, 당(糖)이 포함된 음료수를 마시게 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잠도 마찬가지다. 열대야 때문에 밤늦게까지 뒤척이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생활 리듬이 깨져 혈당 조절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 교수는 “보통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면 혈당이 높아지게 된다”며 “이럴 때 미지근한 물로 샤워해 몸 안의 열을 낮추거나 에어컨, 선풍기를 이용해 실내 온도를 24~26도로 조절하면 좋다”고 했다.
당뇨병 환자는 당뇨발도 조심해야 한다. 상처가 생기면 일반인보다 잘 낫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당뇨병성 족부 괴저증은 발가락이 썩거나 발의 일부에 궤양이 생기는 무서운 합병증으로, 여름에 생기기 쉽다. 당뇨병 환자는 발에 감각이 떨어져 상처가 생겨도 별로 아프지 않아 상처가 생긴 줄 모르고 지내다가 점점 심해져 치료하기 힘든 상태로까지 발전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이 교수는 “무좀 등 발의 질병이 있으면 땀 때문에 악화될 수 있으므로, 늘 발을 청결히 하고, 건조하게 잘 말리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여름에는 날씨가 더워 양말을 신지 않고 맨발로 다니거나 샌들, 슬리퍼를 신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행동은 당뇨병 환자에게 금물이다. 땀 흡수와 통풍이 잘되는 면 양말을 착용하고 이음새가 작은 것을 택하는 것이 좋다. 여름에는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하루에 1~2회 양말을 갈아 신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여름에는 당뇨병의 급성 합병증이 많이 발병한다”며 “혈당을 올리는 음료수 등 여름 음식의 유혹을 잘 이기고, 너무 더운 시간대를 피해 탈수를 주의해 적당한 운동을 유지하고, 잠도 잘 자야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고 했다.
신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