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주춤, 폭염 고개 ②] 선선하다고 방심한 새 일본뇌염 경보 떴다

-전남서 일본뇌염 매개모기 50% 이상 발견 -지난해보다 일주일 가량 경보 발령 늦어져 -생후 12개월~12세 자녀, 반드시 예방접종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최근 장마 등의 영향으로 날씨가 선선했다가 다시 폭염이 고개를 들 조심이다. 이때 조심해야 하는 질병이 바로 일본뇌염이다. 장마철연이어 비가 내리면서 모기 유충이 살기 좋은 물웅덩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어린이 등 위험군은 반드시 백신을 접종하고 모기를 피하는 등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고 보건당국은 당부했다.

1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모기 감시 결과 전남 지역에서 일본뇌염 매개 모기(작은빨간집모기ㆍ사진)가 경보 발령 기준 이상으로 발견, 이달 6일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가 발령됐다.

질본은 주 2회 채집된 모기의 1일 평균 개체 수 중 작은빨간집모기가 500마리 이상이면서 전체 모기 밀도의 50% 이상일 때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한다. 전남 지역에서 이달 3일 채집된 모기 중 작은빨간집모기의 하루 평균 채집 개체 수가 962마리로 전체 모기의 64.7%를 차지했다.

질본은 국립검역소, 전국 보건환경연구원, 권역별 기후변화 매개체 감시 거점센터 등 59개 조사 지점에서 일본뇌염 매개 모기 감시 사업을 하고 있다. 일본뇌염 매개 모기가 처음 발견되면 주의보를 발령하는데, 올해 주의보는 지난 4월 3일 내려졌다. 올해 경보 발령은 지난해(6월 29일)보다 약 일주일 늦은 편이다. 현재 전남 이외 지역에서는 일본뇌염 매개 모기의 밀도가 아직 50% 미만이다.

모든 작은빨간집모기가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에 물리더라도 대부분은 증상이 없거나 열을 동반하는 가벼운 증상에 그친다. 그러나 일부에서 치명적인 급성 뇌염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등 각별하게 주의해야 한다.

일본뇌염은 효과적인 예방백신이 있으므로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이 되는 생후 12개월에서 만 12세 어린이는 표준 일정에 맞춰 예방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모든 성인이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면역력이 낮고 논이나 돼지 축사 인근에 거주하는 등 매개모기에 노출될 위험이 큰 경우에는 예방접종이 권장된다.

특히 최근 5년간 전체 일본뇌염 환자 117명 중 92%가 40세 이상(108명)이었다. 40대 이후 연령층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연령군별로는 40~59세가 56%(65명)로 가장 많았고, 60세 이상이 37%(43명)였다. 지난 10년간 국내 연간 평균 일본뇌염 환자 수는 20명 내외다.

일본뇌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야외 활동을 할 때는 밝은색의 긴 바지와 긴 소매의 옷을 입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모기가 흡혈하지 못하게 품이 넓은 옷을 착용해야 한다. 노출된 피부나 옷, 신발 상단, 양말 등에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바깥에 나갈 때에는 모기를 유인할 수 있는 진한 향수나 화장품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질본 관계자는 “가정에서는 방충망 또는 모기장을 사용하고, 캠핑 등으로 야외에서 취침할 때에도 텐트 안에 모기 기피제가 처리된 모기장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며 “매개 모기 유충의 서식지가 될 수 있는 집 주변 웅덩이, 막힌 배수로 등에 고인 물을 없애 모기가 서식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