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반대’ 구본철, 한국당 정풍운동 주도…노림수는?

[헤럴드경제=이슈섹션] 한국당 전·현직 당협위원장 일부가 결성한 모임 ‘자유한국당 재건비상운동’이 정풍운동 대상자 1차 명단을 발표하면서 당내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번 정풍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재건위 구본철 대변인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입장에 정풍운동 자격을 놓고도 갑론을박이 뜨겁다.

구본철 대변인은 24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및 인적 쇄신을 위한 ‘한국당 정풍(整風) 대상자 1차 명단’을 발표했다.

해당 명단에는 홍준표 전 대표를 비롯, 김무성·최경환·홍문종·안상수·홍문표 의원에게는 ‘정계은퇴’를,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과 이주영·정진석·윤상현·김용태·이종구·장제원·곽상도 의원에게는 불출마 선언과 당협위원장 사퇴, 권성동·김재원 의원 등에게는 탈당과 출당을 촉구하는 등 총 16명이 포함됐다.

이날 정풍운동에 솔선수범하기 위해 삭발식을 단행한 구 대변인은 “3선 이상의 동료와 선배들은 우리의 희생에 동참하는 뜻으로 최소한 불출마선언을 한 후 당원들의 선택을 기대하는 것이 도리”라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어 구 대변인은 2차 명단 발표 계획에 대해 “당내 1차 정풍운동 대상자들이 개혁에 동참하는 상황과 지도부의 사퇴 등을 종합해 조속한 시일 내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살생부’에 명단이 오른 정치인들은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곽상도 의원은 “경선과 본선을 거쳐서 국회의원이 됐다”며 “왜 그러는지 되묻고 싶다” 말했다.

일각에선 친박계 의원이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비박계 의원보다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유로 해서 의구심도 제기하고 있다. 명단에 이름이 오른 한 비박계 의원은 “당 주도권을 잡기 위해 원회 인사들을 움직이는 것 아니냐”며 친박계 중진들을 배후로 의심했다.

한국당 추락의 주된 원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과 탄핵으로 시작이 되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런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구 대변인의 이와 같은 정풍운동 주도에 의아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정풍운동에 아직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현역 의원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