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에 일교차까지 크면 감기 잘 걸려 -천식 등 기존 만성질환자, ‘급성 악화’ 위험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회사원 전모(40) 씨는 지난 21일 오전 고열, 기침 등에 시달려 업무에 지장을 받다, 결국 같은 날 오후 병원을 찾았다. 지난 19일 오후부터 찬바람이 불며 기온이 갑자기 떨어졌지만, 따뜻한 옷을 입는 등 대비하지 않 탓이다. 전 씨는 “갑자기 꽃샘추위가 오니 몸살감기에 걸렸다”며 “지난 주말에도 너무 따뜻해서 월요일(지난 19일)에도 얇게 입고 나간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고 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지만 봄 같지가 않다’는 의미를 담은 옛말이다. 난데없는 꽃샘추위에 일교차까지 큰 요즘 날씨와 딱 부합하는 말이기도 하다. 정말 다 왔던 봄이 다시 달아난 것 같은 날씨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春分)이었던 지난 21일에도 전국 곳곳에 눈이 내렸다. 피어나기 시작하던 노란 산수유꽃 위에 흰 눈꽃이 내려 앉을 정도였다. 기상청은 당분간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겠으며, 일교차가 크겠다고 예보했다.
더웠다 추웠다 변화가 심한 날씨에 일교차까지 크면 생체리듬은 혼란을 겪는다. 특히 호흡기 계통은 기온 변화에 무척 민감하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상기도 감염(감기)에 걸리기 쉽다. 기관지 천식이나 폐쇄성 폐질환 같은 만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급성으로 악화될 수 있어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는 황사도 문제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황사가 발생하면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은 특별히 건강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감기 증상 2주 이상 지속되면 이차 세균 감염 조심=여러 이유로 몸의 면역 능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일교차가 크고 습도가 낮을 때 바이러스성 상기도 감염인 감기에 걸리기 쉽다. 최 교수는 “감기는 감염된 비말을 흡입해 발병하기도 하지만, 감염된 사람이나 물건과 접촉한 뒤 오염된 손으로 코나 눈을 비벼도 쉽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감기는 짧게는 48시간, 길게는 2주 지속된다. 이때 재채기, 콧물, 코 막힘, 목의 간질거림ㆍ따가움 등의 증세가 나타났다가, 기침, 객담, 두통, 오한, 발열, 두통, 관절통, 근육통, 전신 쇠약감 등의 전신 증상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1~2주 내에 특별한 치료 없이도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최 교수는 “일반적인 감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기관지염, 폐렴 등 이차 세균 감염이 됐을 가능성이 높아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특히 기존 호흡기 질환이 있는 환자는 즉각적인 치료를 통해 급성 질환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황사, 만성 호흡기 질환자 특히 주의=황사는 중국과 몽골의 건조 지역에서 바람에 의해 날아오는 먼지 현상이다. 우리나라 대기를 갈색으로 뒤덮을 뿐 아니라 평소보다 4배나 많은 먼지를 대기에 포함시킨다. 또 차(車)나 흰 옷을 더럽히는 단순한 불편함은 물론 눈, 피부, 호흡기 등에 영향을 미쳐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과거 황사는 3월 중순 이후 환절기에 주로 발생해 왔다. 하지만 최근 발원지인 중국의 산림 황폐화와 대기 오염이 가속화되고 있는 데다 미세먼지의 발생 빈도까지 늘어나면서, 겨울을 포함해 사실상 사계절 내내 우리나라는 황사의 영향권에 있다고 관련 학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많은 먼지가 포함된 황사가 호흡기로 침투되면 만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그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천식 환자는 황사 중 유발 물질에 의해 기관지가 좁아져 숨이 차고 숨을 쉴 때 쌕쌕거리며 발작적인 기침 등을 일으키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기상청에서 황사 특보를 실시하고 있으므로 외출 전 일기 예보를 확인해야 한다”며 “황사와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팔 옷과 모자를 착용하고 분진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옷을 잘 털고, 손과 발을 씻고, 양치질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