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협력업체들 어수선 일부 파견직 9시간→8시간 통보 주35시간 이마트 노동강도 세져
최저임금 인상이 시행된지 열흘째, 다양한 고용 형태의 근로자들이 모인 대형마트는 어수선했다. 일부 직원은 임금 인상분을 벌써 받아들었지만, 아직 새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직원도 상당수였다. 일부 파견직은 고용업체로부터 근무시간 단축을 통보받아 실질적인 임금인상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게 됐다는 불만을 내비쳤다.
지난 9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만난 판매원들은 최저임금 인상 시점과 맞물려 고용업체로부터 기존 9시간 근무(점심시간 포함)가 8시간으로 단축된다는 일방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협력업체에서 마트로 파견나온 판매사원들이다.
이들 중 한명은 “아직 임금 인상과 관련해 계약서는 작성하지 않았고 다음달부터 근무시간이 단축된다는 내용만 최근 공문으로 내려왔다”며 “근무시간이 줄면 시간당 임금이 올라도 받는 돈은 결과적으로 원점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직원도 “어차피 출근하는 것인데 1시간 더 일하고 돈 더 받는 게 낫다”며 “말이 좋아 단축 근무지, 우리같이 한푼이 아쉬운 사람들은 손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롯데마트 관계자는 “협력업체의 근무시간 단축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협력업체의 경영과 관련해 관여할 수 있는 법적권한은 없지만 합당한 사유 없이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근무시간을 단축한 것이라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홈플러스 월드컵점 식품코너에서 만난 입점업체 직원도 “임금이 오른다고 하니까 분위기야 나쁘지 않지만 주변 얘기를 들어보면 근무시간을 줄인다는 (협력)업체도 있더라”며 “임금 인상이니 뭐니 해도 결국 (근본적으론) 달라지는 게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근무시간 단축을 피한 직원들도 임금 인상 적용 시기는 소속에 따라 들쭉날쭉이었다.
롯데마트에서 안내 업무를 맡고있는 한 직원은 용역업체에서 최저임금 인상 내용이 반영된 계약서를 최근 새롭게 작성했다고 했다. 홈플러스 신선식품 코너 직원도 “임금이 인상된다는 고지를 카톡으로 받았다”며 “식품 시식코너 직원 몇몇은 이미 (인상분이 반영된 급여를) 받았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공산품코너 파견직원은 “임금 인상과 관련해 회사 쪽에서 아직 정확한 얘기는 없었다”며 “4월 안으로 올려준다는 얘기만 얼핏 들었다”고 말했다.
정민정 마트노조 사무처장은 “당초 마트노조가 주장했던 것이 단순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 (최저임금 1만원 기준) 임금총액 209만원이었다”며 “실제 생활이 가능한 월급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최저임금 인상은 무의미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세계ㆍ이마트가 들고나온 ‘근로시간 단축’ 프레임은 마트 노동자들의 저임금 현실을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마트 제1노조는 ‘주 35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업무 준비 및 휴식 시간이 줄면서 노동강도가 높아졌다고 주장한다. 제1노조에 따르면 캐셔(계산원) 파트의 경우 휴게시간이 20분 감소했고, 준비-마감 시간도 각각 10분씩 줄었다.
이혜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