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발생 일주일 지났지만 불안감 여전 -1~2주 동안 불안감 증상은 정상적인 반응 -불안 증세 계속되면 정신과 전문의 도움 필요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지진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포항 시민 상당수가 또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지진에 대한 공포와 살던 집이 붕괴될지 모르는 불안감에 아직까지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생활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심리적 불안감으로 인해 트라우마까지 겪을 수 있어 정신건강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포항 지진으로 인한 트라우마 예방 차원에서 전문심리지원단을 확충하고 이재민에 대한 ‘심리적 응급처치’를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심리적 응급처치(Psychological First Aid)란 재난을 겪고 스트레스를 받은 피해자에게 기본적인 돌봄과 정신적 안정 및 지지를 제공하는 초기중재 기법을 말한다.
이번에 꾸려진 포항 현장심리지원단에는 국립부곡병원, 경북ㆍ포항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소속 정신과전문의 및 정신건강전문요원이 참여하고 있다. 현장심리지원단은 현재까지 451건의 심리상담을 진행하며 이재민의 재난 트라우마가 만성화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복지부는 “지진 이재민들은 여진에 대한 불안, 집에 대한 걱정, 불편한 잠자리 등으로 불안함, 답답함, 불면증 등 정신건강의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며 “현장심리지원단은 심리적 응급처치, 고위험군 선별 및 사례관리 및 의료기관 연계, 고위험군 외 일반주민 대상 프로그램 운영 등 재난 시 심리처치 단계에 따라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진 등 재난을 경험하거나 목격하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불안, 걱정, 긴장 등 스트레스 반응과 불면증, 두통 등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는 재난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반응이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진과 같은 재난을 경험하고 나서 나타나는 불안 증세는 정상적인 반응이기 때문에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며 “다만 이런 불안 반응이 오래돼도 없어지지 않고 계속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난 이후 심리적 외상을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심리지원을 받으면 이런 증상들이 앞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정신건강문제로 발전하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손지훈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하루 빨리 정상적인 일상생활 복귀를 위해선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간단한 운동, 규칙적인 수면 시간 등 정상적인 생활 리듬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진으로 인해 수능이 일주일 미뤄진 수험생들은 이런 재난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수험생들도 하루 빨리 정상 리듬을 찾아야 시험에 좋은 컨디션으로 임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백 교수는 “수험생은 심호흡, 근육 이완 운동 등으로 긴장감을 떨치고 빨리 일상생활의 리듬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진 피해 스트레스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
▷잠을 못자겠다
▷화가나고 짜증이 많아진다
▷멍하고 혼란스럽다
▷불안하고 쉽게 놀라게 된다
▷눈물이 나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
▷기운이 없고 아무것도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