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ICH=민상식ㆍ이세진 기자]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과 핀베타의 조인트 파티. 오늘은 단순한 파티로 알고 전혀 기대 안 했었는데 오가는 대화중에 벌써 상당한 지식공유를 했다. 첫 만남부터 이렇게 핫한 토론과 공유가 오가다니!”
정태영(57)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 1월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신생 벤처기업(스타트업)의 젊은 기업가 등이 모인 파티에 참석한 사진과 이런 글을 게시했다.
정 부회장이 언급한 ‘스튜디오 블랙’(STUDIO BLACK)과 ‘핀베타’(Finß)의 정체는 뭘까. 스튜디오 블랙은 올 1월 초 서울 강남역 인근에 문을 연 현대카드의 사무실 공유서비스이다. 사무실 공유서비스는 오피스빌딩의 일부 층을 임대해 이를 작게 쪼개 개인이나 소규모 기업에 재임대하는 방식을 말한다. 핀베타는 현대카드가 신사업 분야인 핀테크(금융+IT)의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협업 공간이다.
스튜디오 블랙 건물에는 현대카드 디지털전략본부를 비롯해 100곳이 넘는 스타트업이 입주해, 아이디어 공유 등을 통해 디지털 전략을 연구하고 있다.
이같은 스타트업 공유오피스는 최근 정태영 부회장이 최근 가장 애정을 쏟고 있는 사업 분야 중 한 곳이다. 한국 시장은 도심 인구 밀도가 높고 정보기술(IT) 인프라가 훌륭해, 공유오피스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1월 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 페이지의 메인 커버를 스튜디오 블랙 사진으로 바꾸고, 이후 스튜디오 블랙 관련 게시물도 여러 건 올렸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사무실 공유 서비스기업인 ‘위워크’(WeWork)의 국내 2호점인 서울 을지로점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유오피스 분야에서 가장 앞선 위워크의 장ㆍ단점을 파악해 스튜디오 블랙에 접목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정 부회장은 스튜디오 블랙이 단순한 공유오피스가 아니라, 스타트업 회원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게 마련된 공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최근 스튜디오 블랙에 대해 “디지털, 창조적인 소기업들이 입주해 어울리는 작은 사회를 지향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핀베타를 통해 향후 현대카드의 핀테크 사업까지 구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디지털 혁신을 강조해온 대표적인 경영인이다. 올 1월 초에는 KB금융그룹에서 디지털 금융을 주제로 강연을 하며 “앞으로 회사 운명을 좌우할 가장 핵심 요소는 디지털 혁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현대카드) 이익의 20%를 디지털 개발에 투자하겠다”며 “디지털 핵심 분야인 알고리즘, 머신러닝(기계학습), 검색엔진, 블록체인(디지털 화폐 교환 기술), 전자결제, 디지털UX(사용자경험) 분야 전문가를 500명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태영은 정몽구(79) 현대차그룹 회장의 둘째 사위이다. 그의 부인은 정몽구 회장의 차녀 정명이(53) 현대커머셜 고문이다.
정태영은 1965년 설립된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대입학원인 종로학원 설립자 정경진 원장의 장남이다. 동생으로는 정해승 전 이루넷 사장, 정은미 씨가 있다.
정태영 부회장은 서울대 불어불문학과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7년 현대종합상사에 입사했다. 이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과 기아차 등을 거쳐 2003년 현대카드 부사장에 취임해 13년째 현대차그룹의 금융 부문을 이끌고 있다.
2005년엔 부친으로부터 종로학원 지분 57%를 물려받으면서 공정거래법상 종로학원이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편입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하늘교육에 인수된 상태다.
정 부회장은 정명이 고문과의 사이에 1남 2녀 유미(29)ㆍ유진(27)ㆍ준(20)을 두고 있다. 차녀 유진 씨는 2015년 9월 현대카드에 입사해 디지털사업실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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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이해나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