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관들 10일 오전까지 외부와 차단된 채 의견 모아 -모두 8번의 평결로 최종 결론 도출…마지막까지 아무도 몰라 -5가지 탄핵 사유 중 하나라도 위헌이면 탄핵 인용 가능성 높아져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9일 오전 헌법재판소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서울 종로구 북촌로 헌법재판소 앞에는 탄핵을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측 시민 20여명이 각각 자신들의 주장이 담긴 플랭카드를 흔들고 있었다.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은 평소대로 오전 9시께 출근했다. 강일원 재판관 등 다른 8명의 재판관도 비슷한 시간 헌재 사무실로 들어갔다. 이들은 이날도 외부는 물론 헌재 내부 직원들과도 차단된 회의실에서 평의를 열었다. 탄핵심판 선고일인 10일 오전까지 평의 일정을 잡았으니 최종 변론이후 모두 8번의 평의를 여는 셈이다.
박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할 최종 표결은 선고시기로 공표한 10일 오전 마지막 평의에서 할 것으로 전해졌다. 8명이 재판관들은 ‘인용’(인정해서 용납한다는 의미로 탄핵 청구를 받아들이는 것)이나 ‘기각’(탄핵을 할 이유가 없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판단) 의견을 내놓거나, 아예 판단을 유보하는 ‘각하’(절차적 문제, 부적절한 형식 등으로 탄핵 심판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어떤 경우든 8명의 재판관 중 6명 이상 인용 의견을 내야 탄핵이 결정된다. 각하 결정은 헌재 정원의 과반인 5명 이상이 내려야 하지만 가능성은 가장 낮다. 헌재에서 이미 박 대통령측에서 제기한 절차적 하자 등 주장에 대해 문제없다고 판단하고 재판을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결과가 나오면 8명의 재판관들은 미리 작성해 둔 인용이나 기각 결정문 중 하나에 자필 서명한다. 재판관들은 지금까지 탄핵 찬반에 대한 의견을 나누면서 탄핵 인용과 기각 결정을 각각 담은 결정문 초안을 미리 작성해뒀다.
선고는 10일 11시 정각 헌재 대심판정에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재판관들이 서명한 최종 결정문을 읽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헌재는 국민의 관심과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TV 생중계를 허용했다.
이 권한대행은 박 대통령에 대한 5가지 탄핵 사유에 대해 하나하나 입장을 밝히고 마지막에 주문(결론)을 선고한다. 2004년 5월 14일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땐 당시 윤영철 헌재소장이 20분가량 결정문을 읽고, 주문을 발표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유는 노 전 대통령 때보다 훨씬 많고 복잡해 결정문을 읽는 시간이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5가지 탄핵 사유에 대한 헌재 입장이 하나하나 나올 때마다 찬반측 모두 긴장감은 고조될 수밖에 없다. 탄핵 사유중 하나라도 위헌이 인정되면 인용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다만 일부 위법 행위가 인정돼도 대통령을 파면할 만큼 중대한 사안인지 여부는 또 다른 고려사항이어서 주문 발표 전까지 결과를 예단하긴 이르다.
주문은 탄핵 인용일 경우에는 “피청구인을 파면한다”나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형식으로 쓴다. 반대로 기각일 경우에는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고 선언한다.
이 권한대행은 주문 낭독 이후 재판관별로 탄핵 인용이나 기각 중 어떤 의견을 냈는지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최종 결정이 몇 대 몇으로 났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첨예한 반대목소리, 정치적 상황, 헌법재판관들의 안전 등을 고려해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때는 소수의견 내용은 물론 소수의견이 존재했는지 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선고가 끝난 후에는 인용이든 기각이든 즉시 효력이 생긴다. 헌재는 재심이 없는 단심제여서 제도적으로 불복할 방법이 없어서다. 인용이 선고되면 박 대통령은 곧바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다. 반면, 기각이나 각하 결정이 나오면 즉시 대통령직에 복귀한다.
탄핵 인용이 결정되면 다음 날부터 60일 이내에 대선이 실시돼야 한다. 5월 9일 대선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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