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이미 지분 넘어가” vs 신라 “갚을 능력있다” 양층 주장 팽팽 -신라에 지분 넘어갈땐 대기업 지분 30% 넘어 사업권 유지도 장담못해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국내 최초의 시내면세점인 동화면세점의 시련이 계속되고 있다. 동화면세점의 최대 주주였던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과 지분을 담보로 돈을 빌려줬다는 호텔신라가 동화면세점 지분을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김 회장 측은 “거래관계에서 담보로 제공한 주식을 호텔신라가 가져가면 계약은 끝”이라고 이야기하지만, 호텔신라는 “김 회장이 돈을 갚을 여력이 충분하다”며 “빌려준 돈을 돌려받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연매출 3549억원. 역대 최대매출을 기록했고 국내 1호의 시내면세점이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는 동화면세점은 이번일로 자존심을 구겼다.
▶ 어쩌다 여기까지 왔나 =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가 정한 1차 변제 마감시한은 지난 23일이었다. 하지만 김 회장측이 원금 600억원ㆍ이자 115억원 등 총 715억원의 금액을 변제하지 않음에 따라 양측은 5~6개월간의 추가적인 협의 기간을 갖게 됐다.
양측의 관계는 지난 2013년 시작됐다. 당시 김 회장은 법정관리절차를 밟던 롯데관광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동화면세점 지분 61.56% 중 19.9%를 호텔신라에 넘겼다. 당시 거래 대금은 600억원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호텔신라는 김 회장의 추가적인 동화면세점 지분 30.2%를 담보로 3년 뒤 지분을 김 회장 측에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가져갔고, 반면에 김 회장 측은 3년 뒤 넘긴 주식을 다시 구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설정했다.
그 계약이 끝난 2016년, 호텔신라는 풋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김 회장에게 600억원의 투자원금과 115억원의 이자를 합친 715억원의 금액으로 2013년도 가져왔던 19.9%의 지분을 되사가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김 회장측은 이를 상환하지 않았다.
▶ 김 회장 vs 호텔신라 주장 팽팽히 맞서 = 이에 호텔신라는 지난 23일을 변제시점으로 본래 금액에 가산금 72억 원을 더한 총 788억 원을 갚으라고 김 회장측에 요구했다. 이 1차 변제시점이 지나면서 문제해결이 답보상태에 놓였다.
이에 김 회장 측은 “담보로 설정한 30.2%의 지분을 호텔롯데가 가져갔고, 해당 금액은 변제해야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5년 말을 기준으로 동화면세점은 부채비율이 250%에 달한다. 금융권 차입금만 해도 1000억 원이 넘는데다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3억원에 불과해서 788억원의 금액을 감당할 수 없다고 업계에는 전해졌다.
하지만 호텔신라는 “계약은 김 회장 개인과 호텔신라가 체결한 것”이라며 “김 회장 개인이 보유한 롯데관광개발 주식만 1500억원이고, 이외 동화투자개발 등 계열사에도 자금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충분한 협의를 통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겠다”며 돈을 받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 동화면세점, 사업권 유지할 수 있을까? = 둘 사이 관계의 행방에 따라서 동화면세점의 운명도 결정된다. 지난 2015년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이 사업권을 상실하던 당시, 동화면세점은 대기업 지분이 30%가 되지 않는 ‘중소ㆍ중견면세점’이라는 이유로 까다로운 심사 없이 사업권 연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대기업인 호텔신라가 담보로 설정한 30.2%의 지분을 가져가고, 기존 19.9%의 지분에 더해 50.2%의 지분을 갖게될 경우 동화면세점은 더이상 중소ㆍ중견면세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다. 심각할 경우 관세청에게 사업권을 회수당할 수도 있다.
이에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향후 문제는 관세청이 결정할 사안이고, 이런 경우자체가 처음 있는 일이다”라고 못박으면서도 “양측이 원만하게 합의를 하지 못할 경우 동화면세점이 사업권을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