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소비 35% 면세점에 편중돼있어 -‘관광아이템 부족’에 발길끊는 외국인들 -계절마다 외국인 관광객 편차 심하고 -2회 이상 방문 횟수도 37.8%에 머물러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매표소 앞에 선 요우커(遊客ㆍ중국인 관광객) 부자는 표를 살 수가 없었다. 매표소에 있는 직원이 중국어를 전혀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매표소 직원은 구글번역기를 활용해 설명했지만 소용은 없었다. 끝내 해당 관광객은 표를 사지 못했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많은 요우커들이 찾는 관광지로 성장했다. 하지만 별다른 볼거리가 없는 현재 서울의 관광은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 거듭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그룹이 운영하는 시장조사기관 BMI리서치가 1월 발표한 한국 관광보고서에서 2016년 외국인 관광객들이 사용한 비용은 총 24조2180억원에 달했다. 같은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면세점에 쓴 비용은 약 8조원가량, 외국인 전체 관광객 지출의 약 35%가 면세점에서 소비를 했다.
백화점과 문화체험, 유적지 순례 등 다른 한국관광 아이템에 대한 개발은 그만큼 소홀해졌다. 최근 한국을 찾는 관광객의 절반가량은 개별관광객이다. 외래 관광객의 주를 이루는 중국인 관광객의 절반도 개별관광객인 싼커(散客)다.
최근 가로수길과 잠실 등 싼커가 많이 찾는 관광명소에서 만난 요우커들은 “가이드가 없이는 한국 여행을 다니는 것이 아직 힘들다”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석촌호수에서 만난 관광객 류하오텐(25ㆍ중국) 씨는 “롯데월드를 왔다가 인근에 있는 석촌호수를 구경하려고 여기까지 왔는데 마땅히 관광할 것은 없어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석촌호수 인근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노린 ‘서울 놀이마당’과 같은 전통 체험 관광지들이 있지만 외국인들의 발길은 뜸하다. 시설만 있을 뿐, 제대로된 관광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해외 관광객의 방한 기한은 여름에 편중돼 있다. 외국인들은 휴가철에만 한국을 찾는 것이다. 관광대국으로 불리며 연간 고른 관광객 분포를 보이는 일본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한국은 가장 많은 외국인이 방문한 7월(170만3495명)과 가장 적은 외국인이 방문한 1월(107만7431명)의 격차가 62만6064명이었지만 일본은 같은기간 44만 4556명에 지나지 않았다.
일본에는 가을과 겨울, 봄에도 즐길 수 있는 ‘온천’, ‘벚꽃 투어’등 계절별로 다양한 테마콘텐츠가 있지만 한국은 이런 데서 부족하다. 한류드라마에서 소개된 찜질방과 같은 한국만의 독특한 놀이문화가 있지만, 관광상품으로 개발되지 않아서 외국인들이 접근하기엔 쉽지 않다.
아울러 외국인관광객의 재방문률도 떨어졌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발표한 2015 외래관광객실태조사보고서는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방문객 중 37.8%만이 2회 이상 한국을 방문했다.
젊은 여행객들에게 각광받는 한국의 거리문화도 단순한 ‘이색체험’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요우커 양 카이웨이(杨凯薇ㆍ25ㆍ여) 씨는 “젊은층의 거리문화가 즐거웠지만, 한국만의 특색있는 문화인지 잘 모르겠다”며 “전주 한옥마을과 남산 한옥마을도 실망스러웠는데 거리문화도 다른곳과 크게 다르다는 차이를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교환학생으로 머무르고 있는 캐나다인 제네비브 애쉬턴(23ㆍ여) 씨는 “일본에 가면 쿠마몬(くまモン ㆍ일본 구마모토현의 마스코트)과 같은 캐릭터나 온천이 있지만, 한국에는 없다”며 “모국 친구들이 한국을 찾아도 홍대나 강남을 데려갈 뿐”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