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해양경찰청을 해체키로 한 결정과 관련해 “해경조직 해체는 단순한 문책의 의미가 아니다”라면서 “해경의 업무에 대한 우선수위를 재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지난 19일 진행한 대국민담화에서 해경 해체를 전격적으로 발표한 데 대해 여론 수렴과정 없는 섣부른 해법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데 대한 적극적인 해명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에 해경이 많은 비판을 받고 해체되는 것까지 발표되면서 현장에서 묵묵히 일해 온 많은 해경들이 불안감에 빠져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번 개편은 세월호 사고로 누출된 해경의 문제점을 더 이상 방치하면 또 다른 대형사고에 대비할 수 없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해양을 지키고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진정한 해양안전의 첨병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간 해경이 업의 본질과 달리 조직이 비대해진 점을 조목조목 꼬집었다. 그는 “해경은 지난 2005년부터 10년 간 공무원 전체 인력이 8% 증가할 때 해경 인력은 무려 34.8%가 늘어날 정도로 그동안 다른 국가 기관에 비해 규모와 예산이 급팽창했다”면서 “그러나 재난구조 업무에 할당된 것이 아니라 수사, 정보인력에 그 인력을 충원하는데 쓰여졌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이나 재산을 지키는 일에 직접 연결된 구조 구난 해상 인력은 전체 인력의 6.6%로 수사, 정보 인력의 8.7%보다도 낮은 수준이고 재난구조와 직접 관련된 예산은 해경 전체 예산의 2%도 미치지 못했다”면서 “다수의 인명구조에 필요한 대형 헬기는 금년에 겨우 1대가 구입돼 시범 운행 중에 있을 정도로 기본적으로 구조 구난에 필요한 장비와 장구도 갖추지 않아 왔다”고 적시했다.

그는 “올해로 창립된 지 60년이 넘었는데 해경의 오랜 역사와 전통만큼 구조 구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예산정책과 장비, 교육 등은 이뤄지지 못했던 것”이라고 결론냈다.

박 대통령은 “우리가 다시는 세월호과 같은 참사의 고통을 겪지 않으려면 이번에 완전히 시스템을 전환해서 각종 해양사고를 예방하고 인명구조에 최고의 역량을 갖춘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앞으로 구조적으로 잘못되고 미비했던 해양구조 구난 업무를 국가안전처로 이관시켜서 모든 재난구조를 통폐합하고 구조안전과 직접 관련 있는 예산과 전문인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국가안전처 세부직제를 만드는데 있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해양주권 수호나 불법어로 단속같은 국익을 지키는 일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번 정부조직 개편안을 통해서 해경이 완전히 새롭게 거듭나서 해양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고 지키는 건강한 조직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라고 정부조직 개편안이 조속히 통과돼서 국가개조와 국민안전에 혼연의 힘을 쏟을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