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청와대가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총리로 내정하자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김 교수를 낙점하고 당내 반발 인사들의 설득작업에 나섰던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안 전 대표는 최근 김 교수를 찾아가 비대위원장직을 권했고 김 교수는 이를 수락하며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당 비대위회의가 열리던 2일 오전 9시 15분께 갑자기 회의장 분위기가 술렁거렸다.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손금주 대변인과 대화를 한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들의 현안 발언을 중지시켰다. 비대위원들은 평소 회의처럼 한차례씩 돌아가며 현안에 대한 발언을 하던 중이었다. 발언을 중지시킨 박 위원장은 김병준 총리 내정을 위원들에게 알렸다. 이후 박 위원장은 “비대위원들 발언 준비된 게 있으면 간단히 하고 (인사가)발표되면 재회의하겠다”고 했다. 몇분 뒤 청와대는 결국 김병준 교수를 총리로 내정하는 내각 개편인사를 단행했다. 현안이 발생하면 즉각 나오던 국민의당의 공식 논평은 인사 발표후 한 시간이 오전 10시 30분 현재까지도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사실 김 교수는 박 비대위원장 후임으로 안 전 대표가 공을 들여온 인사였다. 지난주 안 전 대표가 김 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낙점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국민의당은 중진의원과 초선의원, 안철수계와 비안철수계로 분열됐다. 김 교수를 반대하는 측은 안 전 대표가 소통없이 김 교수를 낙점했다는 것을 문제 삼았다. 천정배, 정동영, 김동철 등 중진 의원들은 김 교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김 교수는 헤럴드경제에 이와 관련해 “당이 결정해야 한다”고 밝혀온 바 있다. 결국 지난달 28일로 예정됐던 비대위원장 후임 인선은 이달 7일로 연기됐다. 박 비대위원장은 당시 안 전 대표가 후임 인선을 통해 소통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가 뒤늦게 당내 소통에 나서는 사이 청와대가 김 교수를 총리로 내정해 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