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17년 “주요국 흐름” 12→8회 축소
미국 현 8회서 6회로 조정 발표 후 행보는
내년 연준 회의 개편 방안 뒤 논의할 듯
연준 결정 공백이 금리 결정에 영향 우려도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현행 8회에서 6회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한국은행도 금리 결정 횟수를 다시 손볼지 관심이 쏠린다. 한은은 2017년 주요국 흐름과 시장과의 효과적인 소통 등을 고려해 금리 결정 회의 횟수를 연 12회에서 8회로 줄인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연준이 ‘나 홀로’ 움직이는 분위기인 데다, 현행 8회가 과도하다는 내부 지적이 없는 상황이라 한은이 금리 결정 횟수를 축소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내년 연준의 회의 개편 방안이 구체적으로 나온 뒤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축소에 따른 득과 실에 대한 논의를 본격 시작할 전망이다. 통화당국 한 고위 관계자는 “아직 연준에서 구체적인 내용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축소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며 “연준에서 구체적 내용을 발표하면 그 다음에로 축소 필요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시 의장은 2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연간 회의 8회는 유지하되 일부를 금리 결정 없는 전략회의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금리 결정 회의는 내년 7회, 2028년 6회로 줄일 예정이다. 연준이 1981년부터 유지해 온 연 8회 금리 결정 체제가 약 46년 만에 바뀌는 것이다.
연준의 결정은 한·미 금리차와 환율 등을 통해 한은의 금리 판단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준이 결정 횟수를 줄이면 한은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은은 2017년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연 12회에서 현행 8회로 축소했다. 당시 축소 배경으로는 ‘매월 금리 발표로 금융시장에서 통화정책에 대한 대응 기대가 과민하게 일어나는 것을 방지한다’는 내부적 고려에 더해, 연준을 비롯해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일본은행(BOJ)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모두 연 8회로 수렴한 상황도 있었다. 연준의 금리결정 회의 축소가 한은으로서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는 것이 한은 안팎의 중론이다. 우선 연준을 제외한 주요국 중앙은행에서 회의 축소에 부정적인 분위기다.
금융권 한 고위 관계자는 “2017년 회의 축소 당시엔 연준뿐만 아니라 글로벌 컨센서스(합의)가 있었다”며 “지금은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 역시 회의 축소에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라 그때랑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도 29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을 다루는 회의 수를 줄일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은은 29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내년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8회로 개최하는 일정을 의결했다.
다만 미국의 금리결정 회의 축소가 현실화할 경우 한은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2028년부터 연준의 금리 결정이 6회로 줄면 연 8회 금통위 중 2회는 직전 금통위 이후 미국의 금리 결정이 공백인 상태에서 금리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에 연준이 9월 또는 10월 회의 중 하나를 전략회의로 바꿀 경우 한은은 10월이나 11월 연준의 결정 없이 새로운 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다. 그 사이 한은과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이 틀어질 경우 후폭풍이 거셀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당국 고위 관계자는 “연준의 금리결정 회의 축소로 미국이 어떻게 할지 모르고 결정을 하는 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면서도 “반대로 우리 사정에 맞게 선제적으로 결정하는 것의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 장단점이 모두 있다”고 설명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도 지난 7·8월 연준보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린 것에 대한 효과를 강조해 왔다. 지난 23일 신 총재는 국회 종합감사에서 “7월과 8월 연속으로 두 번 금리를 인상한 이후에 미국 연준에서도 금리를 올렸고 대외 충격도 있었다”며 “그때 두 번 연속으로 올림으로써 통화정책을 국내 여건에 맞게 잘 운영하도록 운신의 폭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kimsta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