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부당 합병·손해 배상해야”

법원 “합병비율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없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삼성물산 소액주주들이 옛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회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패소했다. 소송이 제기된 지 약 6년 8개월 만에 1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부장 김석범)는 소액주주 A씨 등 25명이 이 회장, 삼성물산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29일 A씨 등 원고 패소 판결했다. 소송 비용도 원고 측이 부담하게 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은 사업 안정화 등 목적을 위해 해당 합병을 추진했다”며 “합병 목적이 오로지 이 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합병 비율은 자본시장법상 주식가치 중심으로 외부의 평가를 거쳐 산정된 것”이라며 “시장 주가가 이례적으로 조작됐거나, 법령상 금지된 방법을 통했다는 특별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발혔다. 아울러 “합병 비율이 현저히 불공정하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삼성물산이 이 사건 합병을 형식적으로 승인했거나 부당한 지시를 받아다고 볼 정황도 없다”며 “합병의 목적 및 비율 산정 절차가 위법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물산·삼성물산 이사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앞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 소속 변호사들로 구성된 대리인단은 2019년 11월부터 합병 당시 삼성물산 주주를 대상으로 소액 주주들을 모집했다. 소송에 참여한 주주 32명은 2015년 합병 이후 통합 삼성물산의 보통주 0.35주를 교부받아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했다.

이들은 지난 2020년 2월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대리인단은 “삼성물산이 합병에 찬성한 이사 6명을 해임한 뒤 이사와 감사위원을 새롭게 구성하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한 합병 비율로 인한 손해를 국민연금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과 별개로 국민연금이 이 회장, 삼성물산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도 진행되고 있다. 합병 당시 삼성물산 지분 11.21%를 가진 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은 제일모직 가치는 시장 평가보다 높게, 삼성물산 가치는 낮게 평가돼 손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약 5억원이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으로 기소된 사건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2020년 9월 기소 이후 4년 10개월 만이었다.


notstr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