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구리·하남 등 6곳 그린벨트 전면 해제
8·13 대책 후속 7.67만호 추가…2030년 착공
수서·내곡 등 강남권 그린벨트는 불포함
전문가 “교통망 확충·자족 기능 확보가 관건”
[헤럴드경제=홍승희·김희량 기자] 정부가 29일 발표한 ‘8·13 대책’ 후속 주택공급 후보지는 경기 구리·하남 등 서울 인접 지역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6곳이다. 서울 경계에서 약 5㎞ 이내에 있는 교통 요충지에 총 7만6700호의 착공을 2030년까지 마치기로 했다. 하지만 신규 후보지에 서울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은 데다가 상당수 지역의 교통망 확충이 아직 추진 단계에 머물러 있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때문에 실질적인 공급 효과는 교통 인프라 구축 속도에 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2030년까지 총 10.4만호 공급…정부 “서울 인접·교통 호재·일자리” 등 강조
정부는 이날 경기 김포 아라(3만7000가구), 구리 건원(1만4600가구), 하남 미사(1만2000가구), 하남 감일(6500가구), 의정부 다락원(2600가구), 고양 대곡(4000가구) 등 수도권 신규택지 6곳을 발표했다. 총 공급 물량은 7만6700가구다.
이는 지난 8·13 대책에서 발표한 서울 강서(1000가구), 경기 남양주(2만1700가구), 경기 광주(4500가구) 등 2만7200가구에 더해 추가 공급하기로 한 약 7만3000가구보다 3700가구 많은 규모다. 이로써 정부가 발표한 신규택지 공급 물량은 총 10만3900가구로 늘었다.
이번 후보지는 ▷서울과의 접근성 ▷교통망 확충 계획 ▷주변 일자리와의 연계성 등을 갖췄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정부가 서울 경계에서 약 5㎞ 이내에 위치하면서 광역교통망 개선이 예정돼 있고, 산업단지 등과 연계한 자족 기능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많은 3만7000가구가 들어서는 김포 아라는 지난 3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이 추진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서울 강서구와 인접한 한강변 입지로 주택 수요가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인근 한강시네폴리스 일반산업단지와 고촌 물류단지 등을 연계해 일자리와 주거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자족형 생활권으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김포와 서울을 연결하는 서부권 광역 생활축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후보지 구리 건원은 당초 ‘구리 E-커머스 신성장 첨단도시 조성사업’이 추진됐으나 사업성 부족 등으로 장기간 보류된 곳이다. 정부는 해당 부지를 공공주택사업지구로 전환해 1만46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특히 잠실역까지 30분 내 접근이 가능한 입지적 특성을 내세웠다. 구리는 서울 송파구와 가까운 데다 최근 주택시장 상승세도 두드러진 지역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올해 구리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13.1%에 달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값이 13.6% 오른 경기 하남에도 1만8500가구가 공급된다. 하남 미사 K-컬처 복합단지에는 1만2000가구가 들어선다. 지하철 5호선이 운행 중이고 3호선·9호선 연장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K-컬처 복합단지 구축방안’을 함께 마련해 수도권 동부권의 문화 복합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인근 하남 감일에는 6500가구가 공급된다. 올림픽공원과 한강 등으로의 접근성이 양호하고, 인근에서 추진 중인 3호선 연장사업과 연계해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3·9호선 연장사업이 추진되고 개통되면 서울 주요 역까지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정부 다락원은 주한미군 반환공여지인 캠프잭슨을 포함한 부지로, 2600가구가 공급된다. 지하철 1·7호선 환승역인 도봉산역과 가까운 점이 특징이다.
고양 대곡에는 4000가구가 들어선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와 지하철 3호선 등이 지나는 대곡역을 중심으로 교통망을 활용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곡역은 5개 노선이 지나는 펜타역세권”이라며 “기존 고양대곡지식융합지구에 더해 대곡역 남측 부지를 입체적으로 연결해 완성형 통합역세권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남 그린벨트는 제외…전문가 “교통 개선 계획이 관건”
이번 후보지에는 시장에서 기대를 모았던 수서차량기지와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등 강남권 인접 그린벨트는 포함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이번 후보지는 이미 훼손돼 환경적 보전가치가 낮은 그린벨트로 난개발이 진행 중이거나 우려되는 지역이며 계획적·체계적 개발이 필요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권 인근 그린벨트는 지방자치단체와의 추가 협의 등이 필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최단기 착공모델을 도입해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착공이 조기화된다 해도, 직접적인 공급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10만4000호는 당장 시장에 나오는 주택이 아니라 지구 지정과 토지 보상, 기반시설 조성, 주택 인허가와 착공을 거쳐야 입주가 가능하다”며 “2030년 내 착공 목표가 달성 되더라도 실제 입주까지는 추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 대책이단기적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나 전·월세 가격을 즉각 안정시키기보다는 중장기 공급 부족우려와 기대 심리를 완화하는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신규택지의 실제 주택 수요는 교통 인프라 확충이 얼마나 신속하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입지상 서울과 가깝더라도 철도 등 대중교통망이 계획대로 구축되지 않으면 출퇴근 수요를 흡수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실제 주요 업무지구까지 출퇴근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가 중요하다”며 “대부분 교통망이 개선 중이거나 계획 단계에 있는 만큼 철도 등 기반시설 구축 상황에 따라 주택 수요 분산 효과가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존 신도시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됐던 베드타운화 우려도 나온다. 주택 공급에 치중할 경우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만 늘고 지역 내 일자리와 산업 기반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구리 건원 등은 당초 미래 일자리 시설로 조성하려던 곳을 주택 공급 부지로 전환하는 측면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단순한 위성도시 수준을 넘어 판교처럼 산업시설과 일자리가 함께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거와 일자리의 균형을 확보하지 못하면 베드타운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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