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위 20% 평균 34억8175만원
전국 하위 20%의 30.2배
서울 고가 아파트 1년 새 4.1% 상승
전국 저가 아파트는 제자리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서울 아파트 상위 20%의 평균 가격이 전국 아파트 하위 20% 가격의 30배가 넘으며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서울에서 고가 아파트 1채를 사는데 지방 아파트 30채가 동원돼야 하는 셈이다.
전국 하위 20% 1.15억…서울 상위 20%는 34.8억원
26일 KB부동산 ‘10월 월간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이달(12일 기준) 서울 5분위(상위20%)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34억8175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상위 20%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12월 처음 34억원대에 진입한 이후 2월 34억7120만원을 찍었다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이슈로 매물 출회 압박이 이어지자 3월 34억6065만원, 4월 34억5122만원, 5월 33억3919만원을 기록하는 등 다시 내려앉았다.
하지만 최근 7월부터 다시 반등해 이달 역대 최고치인 34억8000만원대에 진입했다. 강남권 일부 아파트에서 가격 조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서울 고가 아파트 전반의 평균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전국 아파트 1분위(하위 20%) 평균 가격은 1억1512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상위 20% 아파트 한 채 가격이 전국 하위 20% 아파트 약 30.24채에 해당하는 셈이다. 두 집단의 가격 배율도 집계 이래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이는 서울의 5분위 배율이 축소되고 있는 현실과는 대조적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을 줄세웠을 때 상위 20%와 하위 20%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6.2로, 지난 2월(6.9) 대비 소폭 완화됐다. 외곽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강남 아파트와 비(非)강남 아파트 간의 격차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순천·청주 아파트는 국민평형이 1억원, 반포자이는 42억원에 거래
전국서 집값 격차가 확대된 배경에는 가격 상위권과 하위권의 상반된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 서울 5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지난해 10월 33억4409만원에서 올해 10월 34억8175만원으로 1년 만에 1억3766만원(4.1%) 상승했다. 반면 전국 1분위 아파트 가격은 같은 기간 1억1513만원에서 1억1512만원으로 오히려 1만원 하락했다.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반면, 지방을 중심으로 한 저가 주택 시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최근 거래 사례에서도 지역별 가격 차이가 드러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84㎡(이하 전용면적) 기준으로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가 42억원으로 가장 높은 매매가를 기록했다.
반면 가장 낮은 가격에 거래된 아파트 중에는 전남 순천시 용당동 동아아파트와 충북 청주시 청원구 우암동 평화아파트 등이 포함됐다. 이들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각각 1억원 수준에 그쳤다.
수도권에서도 지역별 집값 온도차가 크다. 아직 2021년 기록했던 고점 회복이 되지 못한 곳이 눈에 띈다. 경기 시흥시 배곧동의 84㎡ 아파트는 지난 20일 5억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2021년 10월 5일 기록한 최고가(8억5000만원)보다 3억5000만원 낮은 값이다. 평택시 고덕동에서도 같은 면적 아파트가 지난 20일 5억8000만원에 거래돼, 2021년 신고가인 9억원보다 3억2000만원 낮은 매매가를 기록했다.
전문가 “지방 주택 취득세·양도세 면제 등 특단의 대책 필요”
업계에서는 비수도권 주택시장의 침체를 완화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도 인구감소지역 주택은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부과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하고, 양도세 중과 적용에서도 배제하는 등의 조치가 시행되고 있지만 보다 파격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주택 수에서 배제해준다고 해도 어쨌든 양도세를 내긴 내야하는 상황”이라며 “양도가액이 높아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받았을 때 산출되는 세액이 높은 이들은 여전히 양도세를 많이 내야 하는 상황이라, 아예 면제를 고려해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을 비롯해 양질의 일자리와 산업 기반, 생활 인프라를 지역에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수도권으로 인구와 일자리, 교육·의료 인프라가 집중되는 반면, 상당수 지방은 인구 감소와 주택 수요 위축, 미분양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가격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방 부동산 시장의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세제 지원을 검토할 필요는 있지만 오직 세제 혜택만으로 지방 주택에 대한 실질적인 수요가 회복되기는 어렵고 궁극적으로는 지역에 거주할 이유를 만들어 지역의 경제적 자생력을 높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hs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