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이소희 국힘 의원에게 답변
직권으로 퇴장방지의약품 지정 추진
“의료·사회적 비용 먼저 고려해야”
[헤럴드경제=윤채영·이우중 기자] 정부가 필수의약품의 갑작스러운 공급 중단을 막기 위해 공급안정화 방안을 추진한다.
의약품 공급이 끊길 경우 환자 치료에 차질이 생기고 추가 의료비까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약값 지원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부담뿐 아니라 공급 중단으로 발생하는 의료·사회적 비용까지 고려한다는 취지다.
27일 보건복지부는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서면답변에서 “혈장분획제제(사람의 혈액에서 분리한 혈장을 원료로 만든 의약품) 등 필수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퇴장방지의약품 지원 및 원가보전 방안을 확대·개편해 지난 8월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퇴장방지의약품은 수익성이 낮아 생산이나 공급 중단 우려가 있지만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을 뜻한다. 정부는 이들 의약품 공급 유지를 위해 원가 등을 고려한 약가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혈장분획제제의 경우 일반 의약품과 달리 사람의 혈장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감염병이나 전쟁 등 외부 환경 변화에 영향을 받기 쉽다는 점을 고려했다.
복지부는 “향후 필요할 경우 정부 직권으로 퇴장방지의약품을 지정하거나 정책가산을 추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책가산은 안정적인 의약품 공급 유도를 위해 약값에 추가 보상을 반영하는 것이다.
당해연도 원가 인상 요인을 약가에 반영하고, 안정적인 시장 공급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범위를 설정하는 동시에 사후 약가 인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 등도 검토 대상에 포함된다.
아울러 수급이 불안정한 의약품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기관과 정례 협의회를 운영해 공급중단을 사전에 예방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가 혈장분획제제에 대한 추가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데 그친 만큼 구체적인 적용 기준과 시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혈장분획제제는 원료 확보부터 제조·출하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데다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면역력이 취약한 환자들의 치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혈장분획제제인 정맥주사용 면역글로불린(IVIG)이 대표적이다. IVIG는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게 항체를 보충해 감염 위험을 줄이는 의약품이다. 특히 최근 혈액암 치료에 사용되는 CAR-T(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 등 첨단 치료법이 확대되면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들 치료 과정에서 정상적인 면역세포도 영향을 받아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연구에서는 IVIG 투여 기간 중증감염 발생률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발표된 혈액암 환자 37명 대상 연구에서 IVIG를 투여한 기간의 중증감염 발생률은 투여하지 않은 기간보다 약 90% 낮았다.
의료·사회적 비용 감소 효과도 관찰됐다. 면역력이 저하된 혈액암 환자 21명을 대상으로 한 해외 연구에서는 면역글로불린 보충요법 이후 환자 1인당 연간 의료·사회적 비용이 약 27% 감소했다. 입원일수와 응급실 방문 등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필수의약품의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약가 지원에 따른 재정 부담뿐 아니라 공급 차질로 발생할 수 있는 감염·입원 등 추가적인 의료·사회적 비용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은 “필수의약품 공급 안정 대책은 약가 보전에 드는 비용뿐 아니라 공급이 끊겼을 때 환자와 의료체계가 떠안는 부담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혈장분획제제의 공급 차질은 치료 지연과 중증 합병증, 입원으로 이어져 환자의 고통은 물론 의료·사회적 비용까지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지부는 혈장분획제제의 원가보전·정책가산 적용 기준과 시점을 구체화해 공급 차질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종합감사에서 복지부 이행 계획을 점검하고, 국정감사 이후에도 실제로 공급 안정 대책이 작동하는지 계속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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