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경찰청 국회 국정감사
사건 최다 서울청도 ‘초임’ 수사관 35%
경찰청 대행 “수사 전문성 교육 강화”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검찰 수사권을 폐지하고 경찰이 수사의 전 과정을 전담하도록 하는 새 형사사법체계 전환 후 처음 이뤄진 국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경찰의 수사역량이 질타를 받았다.
지난 1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커진 경찰의 수사 권한에 대해 “이번 변화를 권한의 확대가 아닌 더 무거운 책임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제도의 빈틈으로 국민이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청 폐지로 늘어난 업무 과중이 경찰의 부실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 김 직무대행은 “현재까지 검찰에서 기소 중지한 사건 1954건이 경찰로 이관된 바가 있고 나머지 미제사건에 대해서는 협의 중에 있다”며 “이에 대비해 올해만 4천여명 이상 수사 인력을 신규 충원했다”고 말했다.
박덕흠 국민의힘 부의장은 “최근 3년간 경찰 수사관 기피 신청 사유를 살펴보면 ‘수사 미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지금의 경찰 수사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데, 수사관들이 많은 사건을 감당하다 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검찰이 갖고 있던 미제사건 16만여건이 경찰로 넘어온다고 하는데 과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박 부의장은 저연차 수사관 비중이 높은 점도 지적했다. 그는 “특히 사건이 많은 서울경찰청의 경우에도 3년 이하의 경력을 갖춘 수사관이 35%를 차지하고 있다”며 “무조건 증원만 한다고 수사의 질이 해결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물었다.
기동대 인력을 수사부서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두고도 우려가 제기됐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동대에서 사람을 빼면 기존에 기동대에서 하던 일은 누가 어떻게 보완하느냐”며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막는 방식은 제대로 된 처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양 의원이 “직무대행님은 수사를 해봤느냐”고 묻자 김 직무대행은 “한 3년 정도 수사를 했다”고 답했다. 이어 김 직무대행은 “민생 치안과 관계가 없는 기동대 등 인력을 재배치해 수사부서에 투입을 했다”며 “단순히 인력 증원에 그친 게 아니고 이들에 대해서 전문성을 강화하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현 민주당 의원은 경찰이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인 5등급을 받은 점을 언급하며 “토호세력과의 유착 등 각종 비리 문제에 대해 지난 국감에서 지적을 받았음에도 경찰이 여전히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이어지는 경기남부경찰청 국감에서도 내부 비위 문제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경기남부청 산하 경찰서에서 과장급으로 재직할 당시 수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현직 경찰 간부 2명이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두 사람은 경찰이 내부 비리를 전담 수사하기 위해 지난달 가동한 중요직무범죄수사대의 첫 수사 대상이다.
경찰 출신인 이상식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도 지적했듯 이제는 경찰이 국가기관 중에서 가장 큰 권한과 책임을 가진 조직이 됐다”며 “경찰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언젠가는 경찰도 해체된 검찰처럼 개혁의 대상이 될 지 모른다 하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22개월째 이어진 경찰청장 공석 사태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강명구 국민의힘 행안위 간사는 “결국 작년에 이어 올해 또한 경찰청장 직무대행 체제로 국정감사를 치르게 됐다”며 “정상적인 국가 조직 운영이 아니며 사상 초유의 사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청장 임명을 하고 있지 않은 배경에 대해 국회 행안위 차원에서 청와대와 총리실, 행정안전부 등으로부터 공식 입장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직무대행은 “현안 업무 챙기는 데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생각을 한다”면서도 “국민들이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꼼꼼하게 잘 대비하겠다”고 답했다.
경찰은 개정 형소법 안착 시까지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하면서 ▷시도경찰청에 ‘수사관 법 상담·지원 태스크포스(TF)’ 설치 ▷전 수사관 대상 새 형소법 교육 ▷팀장급 중심 수사 ▷수사부서에 대한 승진·포상 확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수사 직무 비위 차단을 위해서는 ▷경찰 가족 사건 상피제 ▷사건 문의 전면 금지 ▷수사직무 배제 징계 강화 등을 대책으로 내놨다.
ari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