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문체위 국감 증인 출석

“YG·SM·하이브에 빌었다”

패노메논 상표권 JYP 선출원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 인정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박진영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이 글로벌 K-팝 축제 ‘패노메논’(FANOMENON)을 둘러싼 4대 기획사 특혜 의혹에 “특혜를 받는다고 하기에는 조금 그렇다”고 반박했다. 4개사 대표 가수들이 같은 기간 각자 공연을 열면 2~3배의 수익을 낸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박 위원장은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패노메논 행사 때 4개사의 대표 가수들이 이걸 안 하고 따로 공연을 하면 두 배, 세 배의 수익을 낸다”며 “모든 회사가 이걸 희생하게 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YG한테 빌고, SM한테 빌고, 하이브한테 빌었다”며 “당장 앞으로 몇 년 안에 몇백억 대의 손해가 일어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기 비전을 보고, 이게 우리나라에 파생시킬 효과와 다른 산업에 전이될 효과 때문에 다들 큰 결심을 했다”며 “이 행사를 안 하고 그 시간에 각 가수의 공연을 하면 훨씬 더 큰돈을 번다”고 설명했다.

실제 4대 기획사의 간판 그룹의 투어 매출은 엄청나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빌보드 박스스코어에 따르면 하이브 소속 방탄소년단(BTS)의 ‘아리랑’(ARIRANG) 월드투어는 누적 티켓 매출 5억달러(약 6800억원)를 넘어섰다. 팝 그룹으로는 최초다. 8월 한 달에만 12회 공연으로 1억7170만달러(약 2337억원)를 벌어들였다. 회당 약 1430만달러(약 195억원)꼴이다.

JYP 소속 스트레이 키즈의 ‘도미네이트’(dominATE) 월드투어는 빌보드의 2025년 연간 집계에서 31회 공연으로 1억8570만달러(약 2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회당 약 600만달러(약 82억원) 규모다. YG 소속 블랙핑크의 ‘본 핑크’(BORN PINK) 월드투어도 2023년 연간 집계에서 29회 공연으로 1억4830만달러(약 2000억원)를 기록했다.

국정감사에 출석한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위원장 [문체부 국정감사]
국정감사에 출석한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위원장 [문체부 국정감사]

이날 질의에 나선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패노메논 상표권 출원 경위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배 의원에 따르면 JYP엔터테인먼트는 대중문화교류위가 출범을 알린 지난해 10월 1일 패노메논 국내 상표권을 단독으로 출원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미국에서, 이후 일본과 멕시코에서도 상표권을 출원했다. 박 위원장 역시 이를 모두 인정했다.

배 의원은 JYP와 문체부가 지난 4월 1일 맺은 ‘상표권 출원에 관한 권리 일부 양도 계약서’도 문제 삼았다. JYP가 보유한 국내 지분 50%를 정부에 양도하는 계약이다. 그는 “국내 지분은 절반만 문체부가 가지고, 해외 권리는 JYP에 모두 귀속하도록 계약서에 명시했다”며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의 페널티도 없는 계약서라고 꼬집었다.

4대 기획사의 참여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배 의원은 “보통 국가 사업은 공고를 내고 능력 있는 회사를 선정해 함께한다”며 “이 사업은 시작 단계부터 내부자들인 회사들이 국가 사업에 단독으로 진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이 “4개사의 몇 년간의 희생을 담보로 시작되는 프로젝트”라고 답하자, 배 의원은 “4개사의 희생은 그냥 4개사가 하면 된다. 여기에 국가 지원이 필요 없다”고 맞받았다.

배 의원은 대중문화교류위에 올해 37억원이 투입됐고, 내년에는 150억원의 예산으로 패노메논을 기획하고 있다고도 짚었다.

박 위원장은 일부 지적을 수긍했다. 해외 상표권까지 JYP가 갖는 것이 맞느냐는 물음에는 “그렇게 하면 안 되죠”라고 답했다. 계약서 초안을 어느 쪽이 작성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보고를 못 받았다”고 했다.

공익성을 담보하는 세 가지 조건이 계약서에 없다는 지적에는 “3개 항이 분명히 정리가 돼 있는데, 이게 실제로 무형으로 존재하면 안 된다”며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확인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박 위원장은 절차상의 문제도 시인했다. 그는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배현진 의원 말씀이 다 충분히 지적하실 수 있는, 당연히 타당한 말씀”이라고 몸을 낮췄다.

이어 “조직이 다 세팅되고 법령을 다 확인해 1년 정도 준비 기간을 갖고 차분히 준비했으면 좋겠는데, 현장에서 뛰는 사람 입장에서는 1년이 너무 변화가 크다”며 “JYP에 전담팀이 있으니 미리 출원해 놓고 정부에 넘기는 식의 방법을 취한 게 분명히 정상적이지 않은 면은 있다”고 돌아봤다.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그러면서 “행여나 누가 뺏을까 봐, 의도만큼은 정말 잘하려고 하다 보니 이런저런 방법을 쓰게 된 것 같다”며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들이었다고 생각은 한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박 위원장의 답변에 지방자치단체가 ‘부캉이’ 상표를 정하려다 개인의 선출원으로 애로를 겪는 사례를 들며 “불순한 의도의 개인이 먼저 출원했다면 오늘 국감은 왜 미적대다 일 처리를 서투르게 했느냐는 국감이 됐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도 특혜 의혹에 선을 그었다. 최 장관은 “패노메논은 정부가 하는 행사에 4대 기획사가 어떤 이권을 노리고 들어온 게 아니다”라며 “4대 기획사가 이미 이루고 있는 글로벌한 성취를 더 활용하기 위해 합심해서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느 곳이든 손을 놓으면 이 행사는 이뤄지지 않는다”며 “일이 진행되는 과정의 특수성도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위원장에게 단도직입적으로 “패노메논 상표권을 선출원해서 개인적으로 이득 본 것이 있냐. 실제로 돈을 번 것이 있냐”며 “오히려 돈이 더 들어가지 않았냐”고 맡자 박 위원장은 “그래도 보람을 느낀다. 분명한 것은 상표권은 제가 갖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개인 돈이 들어가긴 했다”고 말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업무보고에서 “패노메논 시상식과 페스티벌은 프로젝트의 성격상 민간 주도로 하는 게 맞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K-팝 4개사가 처음으로 한 회사를 설립해 동일한 자본금을 넣고 동일한 의결권을 갖는 구조로 만들었다”고 보고했다. 다만 “민과 관이 어떻게 협력해서 일해야 할지 아직 너무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패노메논은 K-팝 콘서트와 팬덤 시상식, K-컬처 기업의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한 행사로 내년 12월 열린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