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中 전통의학에 조단위 투자, “한국도 국가차원 통합의과학 전략 필요”
- AI 한의학 허브·뇌신경과학센터 구축, 초고령사회 대응 치료기술 개발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초고령사회에서 한의학의 국가적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공지능(AI)과 첨단바이오, 뇌과학을 접목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겠습니다.”
고성규 한국한의학연구원장은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은 전통의학과 현대의료, AI·데이터를 결합하는 국가 차원의 통합의과학 혁신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한의학이 가진 강점을 첨단 과학기술과 결합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원장은 연구원 혁신을 위한 4대 전략방향으로 ▷첨단바이오 융합(Hybrid) ▷산업 확장(Expansion) ▷AI 대전환(AI Transformation) ▷인구구조 변화 대응(Longevity)을 제시했다.
핵심은 ‘AI 한의학 허브’ 구축이다. 한의학 데이터를 집적하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한의학에 특화된 AI 모델과 융합 서비스를 개발한다. 이를 통해 한의학 원천기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산업과 시장 창출까지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레드바이오와 그린바이오의 융합도 강화한다. 지속가능한 한약자원 기술과 지역 수요에 대응하는 한약 신소재를 개발하고, 기존 한의학 연구성과를 신약·헬스케어 등 산업 영역으로 확장한다.
특히 고 원장이 주목하는 분야는 초고령사회 대응이다. 고령인구 증가와 함께 치매·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과 정신질환이 급증하면서 기존 약물치료만으로는 의료비와 부작용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한의학연은 ‘한의뇌신경과학연구센터’를 중심으로 경혈자극과 뇌영상, ICT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비침습 뇌질환 치료기술 개발에 나선다. 특히 뇌 노폐물 배출과 관련된 ‘글림프계’를 새로운 치료 표적으로 삼아 경혈자극이 뇌 신경계와 글림프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병원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비침습 뇌질환 치료·관리 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경혈자극 기반 뇌조절 원천기술을 국제적으로 표준화하고 한의 디지털 헬스케어 신기술과 제품으로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고 원장은 한의학의 과학적 근거 확보에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한약재 추출물을 활용한 종양 연구를 비롯해 한의학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연구가 상당히 축적돼 있다”며 “앞으로는 첨단 과학기술과 결합해 과학적 근거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고 국민이 실제 체감하는 성과로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출연연 간 벽을 허무는 융합연구와 내부 조직 혁신에도 속도를 낸다.
고 원장은 “정부 R&D의 축소판이 한국한의학연구원이라고 생각한다. 국가가 요구하는 중요한 미션이 많다”며 “한의학은 특수성이 강한 독립적인 연구영역인 만큼 다른 분야와 협업하기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하고 출연연과 대형 융합연구를 활성화하겠다”며 “임무 중심 R&D 전략을 명확하게 세우고 연구자가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연구행정의 AX(AI 전환)와 전문 연구지원 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