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부처 인사 낙점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 비판 확산
“주민을 뭐로 보나” “인선 재고해야”… 인사검증 적절성 논란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박찬대 인천시장이 제9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으로 과거 이른바 ‘상하이 스캔들’에 연루됐던 중앙부처 인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천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인천의 투자유치와 경제자유구역 개발을 총괄하는 인천경제청장 자리에 과거 공직사회에서 큰 논란을 빚었던 인사가 낙점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인사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1일 인천시와 지역사회 등에 따르면 박찬대 인천시장은 인천경제청장 공개모집 절차를 거쳐 추천된 후보 가운데 중앙부처 인사를 제9대 인천경제청장 최종 후보자로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경제청장 공모에는 모두 8명이 지원했으며 서류전형을 거쳐 5명이 면접 대상에 올랐다. 이후 후보자 3명이 인천시장에게 추천됐고 박 시장이 이 가운데 중앙부처 인사를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는 곧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전 협의 절차를 거쳐 정식 임명을 진행할 예정이다.
논란의 핵심은 중앙부처 인사의 과거 이력이다. 중앙부처 인사는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중국 상하이 총영사관에서 근무하던 당시 불거진 이른바 ‘상하이 스캔들’ 연루자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국 외교관들과 중국인 여성의 관계를 둘러싸고 외교관 기강 해이와 공관 기밀 유출 문제가 사회적 논란으로 번졌다.
그는 당시 강등 처분을 받았으나 이후 징계 취소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다만 법원은 당시 일부 행위가 공무원의 품위유지 의무와 비밀엄수 의무 위반 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도, 강등 처분 자체는 지나치게 무겁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부처 인사의 내정 사실이 알려진 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인사 판단을 비판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주민들을 뭐로 보길래 이런 인사를 하느냐”, “인천의 경제를 책임지는 자리에 왜 굳이 논란이 있는 인물을 선택했느냐”, “인사 검증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선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거부 운동’ 필요성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천경제청 내부에서도 우려의 시선이 감지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송도·영종·청라 경제자유구역의 개발과 국내외 투자유치를 총괄하는 인천의 핵심 경제기관이다.
이런 조직의 수장으로 과거 논란이 있었던 인사가 취임할 경우 조직 내부 장악력과 대외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경제청 한 직원은 “내정설이 사실이라면, 우리도 부담스럽다”며 “경제청장 임기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 다닐텐데 대내외적인 업무를 수행해야 할 청장이 과거 논란이 비춰진다면, 그리 좋을 것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인천시는 중앙부처 인사의 공직 경력과 전문성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중앙부처 인사는 산업통상 분야의 고위공무원으로 활동해 왔으며 외국어 능력과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비전 등이 인선 과정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 측은 과거 논란 역시 오랜 시간이 지났고 이후 공직 경력 과정에서 일정 부분 검증이 이뤄졌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중앙부처 인사 역시 과거 사건에 대해 자신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이 아니라 당시 사건의 피해자라는 취지로 해명하고 있다.
그는 징계 취소 소송 결과와 이후 여러 차례의 승진 과정을 거치면서 공직자로서 검증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경제청장 자리는 지난해 12월 윤원석 전 청장이 사퇴한 이후 9개월 가까이 공석 상태가 이어져 왔다.
오랜 공백 끝에 이뤄지는 새 청장 인선인 만큼 지역사회에서는 전문성과 경력 못지않게 도덕성과 공직 신뢰도까지 충분히 검증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결국 이번 인사 논란은 중앙부처 인사 개인의 과거를 둘러싼 공방을 넘어 박찬대 시장의 인사 검증 문제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지역사회에서는 “법적으로 임명에 문제가 있느냐와 시민들이 그 인사를 납득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와의 협의 절차가 남아 있는 가운데 박 시장이 지역사회의 잇따른 문제 제기에 어떤 설명을 내놓을지, 또 중앙부처 인사의 내정이 예정대로 제9대 인천경제청장 임명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gilbert@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