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14개 동 주민 복지문제 발굴

노원구, 마을축제와 주민총회 함께 개최

성동구민, 주민총회로 자치사업 결정도

박운기(가운데) 서대문구청장과 연희동 주민들이 주민 총회를 열어 맞춤형 복지 사업을 결정한 뒤 기념활영을 하고 있다.  [서대문구 제공]
박운기(가운데) 서대문구청장과 연희동 주민들이 주민 총회를 열어 맞춤형 복지 사업을 결정한 뒤 기념활영을 하고 있다. [서대문구 제공]

서울 자치구들이 동네 복지와 지역사업을 주민 스스로 결정하도록 주민자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행정기관이 사업을 정해 주민에게 제공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이 지역 문제를 직접 찾아내고 해결 방안까지 마련하도록 한 것이다.

서대문구(구청장 박운기)는 지역 내 14개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지역 특성과 주민 욕구를 바탕으로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할 동별 복지의제를 발굴했다. 이번 복지의제의 가장 큰 특징은 행정기관이 사업을 정해 주민에게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주민들은 ‘우리 동네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누구에게 도움이 필요한지’, ‘지역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함께 논의해 실행 사업을 직접 결정했다.

연희동은 결혼이민자의 지역사회 정착과 이웃 관계 형성에 주목했다. ‘결혼이민자들과 함께하는 김치로 잇는 우리마을’을 통해 결혼이민자들이 주민들과 김장김치를 만들고 이를 어려운 이웃에게 나눈다.

홍제3동은 저소득 중장년의 식사와 안부를 함께 챙긴다. ‘홍삼 건강한 식탁!’ 사업을 통해 월 1회 3만원 상당의 식품꾸러미를 전달하고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이 대상자의 생활도 살핀다. 북가좌2동은 저소득 어르신과 주민의 관계망 형성에 초점을 맞춘 ‘우리동네 함께하는 건강·문화동아리’를 운영한다. 저소득 어르신과 지역주민이 건강·문화·취미 프로그램과 동아리 활동에 함께 참여하며 자연스럽게 이웃 관계를 형성하도록 돕는다. 다른 동들도 주민들이 현장에서 발견한 복지수요를 사업에 담았다. 충현동은 저소득 홀몸어르신과 중장년의 식사와 치아 건강을 지원하고, 천연동은 고시원에 거주하는 청장년 1인가구에 식품꾸러미를 전달한다.

주민들이 찾아낸 의제는 일회성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는다. 서대문구는 이를 내년부터 4년간 추진할 마을복지계획의 기초자료로 활용해 동별 여건과 주민 수요에 맞는 사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노원구(구청장 서준오)는 5일부터 10월 31일까지 19개 동에서 ‘2026년 동 마을축제 및 주민총회’를 개최한다. 축제와 주민총회를 연계한 것이 특징이다.

주민자치에 참여하는 주민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7월 전국 최초로 하계1동 주민자치회에 장애인분과를 신설했으며, 월계1동과 공릉1동에서는 청년분과를 운영하고 있다. 구는 장애인과 청년 등 다양한 계층이 지역 의제를 직접 제안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포용적 주민자치 모델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성동구(구청장 유보화)도 주민이 직접 동네에 필요한 사업을 제안하고 결정하는 ‘2026년 주민총회’를 2일부터 10일까지 지역 내 17개 동 주민센터 등에서 개최한다. 주민총회는 내년도 자치사업과 주민참여예산 사업을 공유하고 최종 결정하는 지역 민주주의의 핵심 의사결정 기구다.

성동구는 본격적인 주민총회에 앞서 더 많은 주민의 의견을 폭넓게 반영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사전투표도 병행하고 있다. 온라인 사전투표는 지난달 3일부터 이달 7일까지 진행한다. 오프라인 사전투표는 지난달 11일부터 9월 7일까지 동별 거점 장소에서 실시한다. 주민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편리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주민총회를 통해 확정한 자치계획과 사업은 관련 절차를 거쳐 2027년 각 동의 실제 사업으로 구체화될 예정이다. 박종일 선임기자


seouldream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