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감소·운송비상승 후폭풍 국가경제 득실은 좀더 살펴봐야

규모가 크지만 자생력이 약한 한진해운(국내 1위, 세계 7위 해운사)과 규모는 보다 작지만 자생력을 갖춘 현대상선(국내 2위, 세계 14위)간의 구조조정 전쟁이 현대상선측의 승리로 막을 내리면서 이번 구조조정에서는 ‘대마불사(大馬不死)’보다는 ‘시장논리’가 우선한다는 원칙을 보여줬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이번 결정으로 자산 매각과 대주주의 책임 분담, 원가 절감, 채무재조정 등 기업의 충분한 자구 노력이 뒷받침될 때,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돕겠다는 ‘현대상선식 구조조정 모델’ 원칙을 재확인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지속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국민경제와 산업’이라는 명분 아래 기업을 끌고 왔던 기존 구조조정 방식을 탈피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기업들에 무분별한 공적자금 투입을 막고 대주주 책임분담 원칙등을 지켰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한 구조조정의 선례를 남겼다는 평이다.

하지만 시장논리에 따른 국적 1위 선사의 퇴출이 국가경제 전체에 미칠 후폭풍과 득실은 조금 더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선주협회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청산될 경우 매출 소멸, 환적화물 감소, 운임 상승 등으로 연간 17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선박관리ㆍ보험 등과 관련된 일자리 2300개도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파산해 현대상선만 남을 경우 화주의 추가 운임부담은 연간 4407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상선을 기반으로 한진해운과 합병을 추진해도 연간 2273억원의 운임료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조봉기 선주협회 상무는 “우리나라 산업 자체가 수출을 빼면 아무것도 없지 않냐”며 “운송비는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포함되는데, 운송비가 오르면 우리 수출 산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재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