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옥 “방어진료 경향 커져…사법 리스크 경감·면책 제도개선”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최근 5년 사이 의료기관에서 제왕절개 분만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의학적 판단이 아닌 의료사고 등을 피하기 위한 방어 진료의 경향이 두드러지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전체 분만 건수는 23만5234건으로, 이 중 자연분만은 7만6588건에 그친 반면 제왕절개는 15만8646건으로 제왕절개 비율이 67.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51.1%)과 비교해 무려 16.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신봉식 대한분만병의원협회장은 “제왕절개 분만이 늘어나는 것은 방어진료 경향이 생겼다는 의미”라며 “자연분만을 시도할지 제왕절개를 할지 결정해야 할 시점에 의학적 판단이 아닌 의료사고와 전원문제가 판단의 기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분별한 제왕절개는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연분만보다는 (제왕절개는) 산모의 입장에서 건강 리스크가 크다”며 “특히, 제왕절개를 한 여성은 향후 임신 관련 합병증 등을 겪는 고위험 임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문제는 불가항력적인 분만사고에 대한 사법 리스크 해소를 위한 현행법상 장치가 유명무실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2013년부터 ‘의료분쟁조정법’에 따라 의사가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분만 의료사고에 대해 국가가 피해를 보상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오는 7월 1일부터 국가보상한도를 기존 3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그러나 서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 3월까지 총 101건의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해 조정이 개시됐지만, 실제 보상이 이뤄진 것은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정부는 이런 현실을 감안해 산부인과를 포함한 ‘필수의료’ 분야의 사법 리스크를 경감하기 위한 ‘의료사고 안전망 확충’ 방안을 의료개혁 방안에 담았지만, 의정갈등의 여파로 의료계가 참여한 논의는 어려운 상태다.
서 의원은 “제왕절개 증가와 같이 방어진료 경향이 강해질수록 의학적 판단이 어려워지는 것이 현실”이라며 “의사의 의학적 판단이 정당했다면 소송 등의 사법 리스크를 경감하거나 면책하는 제도개선이 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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