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결과는 참혹…당 분열해 대선·지선·총선 패배”
“당 위기 일단락되면 미련 없이 사퇴하겠다”
[헤럴드경제=문혜현·김해솔 기자]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권성동 의원(5선·강원 강릉)은 12일 “나는 친윤(친윤석열)”이라면서도 “대통령 선거기간부터 정권교체 이후에도 물밑에서 윤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가장 많이 했다고 자부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권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후보 정견 발표에서 자신의 출마에 쏟아진 ‘친윤’ 비판을 정면 돌파했다. 그는 “많은 언론과 호사가들은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소위 ‘친윤’과 ‘친한’(친한동훈) 대립 구도로 본다”면서 “정권교체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하지만 정권 창출 이후에는 인수위에 참여하지 않았고, 내각에 들어가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권 의원은 먼저 “우리 당이 어쩌다 이런 지경에 이르렀는지 정말 자괴감이 든다. 이런 상황에서 원내대표 정견 발표를 하는 제 심정이 착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며 “이번 선택은 저희 정치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고민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스물네 번의 탄핵안을 남발하고 아무리 국정을 마비시킨다고 해도 이를 비상계엄으로 대응하는 것은 잘못이라”고도 했다.
권 의원은 다만 지난 탄핵 정국을 언급하며 ‘당 수습’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저는 2016년 국회 법사위원장으로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임무를 수행했다”며 “대통령을 탄핵해 우리 당이 살 수 있다면 고통스럽지만 길을 가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우리 당은 분열했고, 이 분열은 대선과 지선, 총선 패배로 이어졌다. 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적폐 청산이라는 미명하에 보수를 도륙했다”면서 “탄핵보다 무서운 것은 분열이다. 그 분열을 막기 위해 저는 이 자리에 나왔다”고 역설했다.
권 의원은 “당 화합을 약속한다”면서 “한동훈 대표는 63%의 당원 지지를 받아 당선된 민주적 정통성을 확보한 대표다. 주요 현안마다 한 대표와 충분히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우리 앞에는 상상하지도못할 어려운 시간이 기다린다”며 “때로는 이 악물고 야당과 싸워야 하고 때로는 현실을 인정하며 협상과 타협을 병행해야한다. 저는 당을 최대한 빠르게 정비해 다가오는 대선을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재차 원내대표직에 미련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하루하루 견디기 힘든 당 위기가 일단락되면 저는 당이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도록 미련 없이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