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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프로야구는 정규시즌 관중 100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특히 ‘가을야구’인 포스트시즌은 12년 만에 최고 입장수입을 달성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현대 스포츠는 이제 산업의 일부로 자리 잡았고, 스포츠팀의 운영방식은 기업 경영에도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스포츠팀의 전략은 경영과 유사하다. 팀은 ‘우승’을 위해 각 구성원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필요한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 하지만 각 팀이 보유한 자본력과 환경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주어진 조건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이는 제한된 예산과 인력으로 시장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중소기업의 현실과도 아주 닮았다.

이런 전략의 대표적 사례로는 영화 ‘머니볼’로 잘 알려진 ‘세이버메트릭스’의 활용이 있다. 이 기법은 통계 등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에 저평가된 선수들을 발굴하고, 팀이 필요로 하는 자원을 합리적으로 선택하는데 중점을 둔다. 영화에서 자본이 부족했던 빌리 빈 단장의 오클랜드팀은 세이버메트릭스를 적극 활용해 2002년 2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후 대부분의 스포츠팀이 데이터 분석팀을 운영하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데이터를 기반으로 부족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은 기업, 특히 중소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소기업은 제한된 자원 속에서 인재를 확보하고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11월 발표한 ‘월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300인 미만 기업의 월평균 임금은 300인 이상 기업의 59% 수준에 그쳤다. 빈 일자리 비율 역시 300인 이상 기업보다 6배이상 높았다. 이외에도 올해 발표한 ‘기업체 노동비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동비용 총액도 근로자 1000명 이상 기업에 비해 절반을 겨우 상회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이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어려운 이유는 분명하다. 구직자는 주로 더 높은 임금과 안정성을 보장하는 대기업을 선호한다. 그렇기에 중소기업은 이를 타개할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기업인력애로센터’를 통해 구인 애로기업과 구직자를 연결해준다. 최근에는 디지털혁신 가속화에 따라 구직자의 역량을 분석해 적합한 기업을 추천토록 고도화된 인공지능(AI) 기반 매칭시스템과 직무역량 평가도구 등을 활용해 구직자와 구인기업 간 최적의 매칭을 돕고 있다. 또 인성·직무능력검사,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평가, AI 추천공고 등을 무상 제공해 구인·구직 부담을 덜어준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처럼 거액을 들여 오타니 쇼헤이 같은 인재를 영입하기 어렵다. 하지만 데이터와 전략을 통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던 스포츠 사례처럼, 우리 기업도 창의적 전략과 중진공 지원을 통해 ‘머니볼’을 넘어서는 성공의 홈런 한 방을 날리길 기대한다.

조한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인력성장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