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장파 현안 긴급회견’ 열고

“비상계엄, 국민에 씻을 수 없는 상처”

‘4년 중임제’ 개헌…“당연히 尹 포함”

‘부결 당론’ 탄핵안에 “종합적으로 판단”

기자회견하는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들
(왼쪽부터) 국민의힘의 김재섭, 김상욱, 김소희, 김예지, 우재준 의원이 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 임기단축 개헌 등을 제안하는 ‘소장파 긴급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민의힘 소장파’를 자처한 초·재선 의원 5명이 5일 “대통령 임기단축 개헌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재선의 김예지 의원과 초선의 김상욱·김소희·김재섭·우재준 의원은 “탄핵으로 인한 국정 마비와 국론 분열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며 현직인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단축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소장파 현안 긴급회견’을 열고 “대통령은 민주주의 유린의 역사와 인권 탄압의 트라우마를 겪었던 우리 국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며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계엄이 선포된 날 밤, 우리는 가족에게 작별인사 같은 말을 남기고 국회로 달려 갔다”며 “변고가 생길 수 있다는 각오를 해야 했다. 그날 밤 우리가 느꼈던 불안과 분노는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여당이 어떤 명분을 가지고 온다 하더라도 이번 비상계엄을 합리화 하지 못한다”며 “대통령은 이번 비상계 선포로 국민들로부터 권위와 신뢰를 모두 잃었다. 우리는 냉정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은 이번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서 국민께 진실된 사과를 하시라”며 “이번 사태에 책임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신속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대통령 임기단축 개헌’을 제안했다. 이는 앞서 정치권에서 꾸준히 제기된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자는 개헌 제안이다.

김재섭 의원은 회견을 마친 뒤 ‘현행법상 개헌하더라도 현직 대통령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개헌을 하고 하야하라는 요구인가’란 취재진 물음에 “법리적 검토는 추후에 해보고, 저희가 주장하는 바는 임기 단축 개헌 논의가 돼야 하고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뒤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단축도 필요하다고 보는가’란 질문에 나오자 “당연히 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오는 7일 본회의에 오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대한 입장도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전날 심야 의원총회 직후 결정한 ‘부결’ 당론에도 이탈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김 의원은 “이번 사태를 풀어나가는데 (5명은) 뜻을 함께할 예정”이라며 “추가적으로 (합류를) 하실 분이 계시다”고 했다.

원내지도부에서 본회의 표결 자체를 차단하기 위한 ‘전면 보이콧’ 방안이 검토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김 의원은 “저희는 개별 헌법기관”이라고 했다. 이어 “당론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겠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가정에 기초해 대답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이들의 임기 단축 개헌 제안에는 ‘빈손’으로 끝난 전날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등 당정 회동도 영향을 미쳤다. 김 의원은 “저희가 임기 단축 개헌을 주장하는 건 현실이 굉장히 엄중하고, 국민의 분노와 불안이 굉장히 큰 상황이기 때문에 이 정도 주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책임감의 발로”라고 강조했다.

또 “여당에서 책임 있는 대답, 그리고 이번 사건에 대한 아주 구체적이고 신랄한 반성에 대한 메시지가 아직 국민에게 안 나간 것 같고, 여전히 국민들의 불안과 분노가 현존한다고 생각한다”며 “거기에 여당의 누군가는 책임있는 대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여기 계신 의원님들이 의견을 모아주셨다”고 했다.

한편 이들은 수도권과 영남권 지역구 의원, 비례 의원이다. 김상욱(울산 남구갑)·우재준(대구 북구갑) 의원은 보수 지지세가 강한 영남권인 반면 김재섭 의원은 ‘험지’로 손꼽힌 도봉갑 지역구를 지난 총선에서 16년 만에 탈환했다. 김상욱·김소희(비례)·우재준 의원은 ‘한동훈 비대위’에서 활동한 김예지 의원과 더불어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