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에 초콜릿·커피 가격 인상 잇따라
기후변화로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가격이 오르자 국내 제과업계에서도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초콜릿 제품.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소비자단체들이 초콜릿이 들어간 과자 중심으로 가격을 인상한 오리온을 상대로 가격을 도로 내릴 것을 촉구했다.

녹색소비자연대, 한국소비자연맹 등 10여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일 성명을 통해 “고물가로 어려운 시기 소비자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던 오리온의 갑작스러운 가격 인상 소식에 소비자는 배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오리온이 ‘초코송이’와 ‘다이제초코’ 등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한 데 따른 반발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오리온은 지난 3월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동참해 올해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으나, 이를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오리온의 ‘가격 번복’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오리온은 2022년 9월 ‘꼬북칩’ 등 16종을 평균 15.8% 인상할 당시에도 원가가 안정화되면 제품 양을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약속과 달리 가격 인하가 아니라 할인 이벤트만 진행됐다고 한다.

오리온·해태, 원가 상승에 초콜릿 과자 가격 인상
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초콜릿 과자 제품이 진열돼 있다. [연합]

협의회는 “유지류 가격이 2022년 대비 최대 15.7% 하락하는 등 가격이 하락세인 다른 원재료가 있고 영업이익이 안정세”라며 “그럼에도 오리온은 카카오 등 가격이 급등한 원재료 사용으로 이익률이 급감한 13개 제품 가격을 최고 20% 인상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오리온의 지난 1∼3분기 누적 매출이 2조2425억원, 영업이익이 3839억원으로 작년 대비 각각 4.6%와 9.1% 증가한 점을 꼬집었다. 또, 지난 3분기 영업이익률이 17.1%로 2021∼2023년 평균 영업이익률 16.3%보다 높다고도 강조했다.

경쟁사 해태제과의 경우 오리온과 같은 날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홈런볼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6% 올렸지만, 지난 9월 계란과자 등 비스킷 3종 가격을 평균 6.7% 내렸다.

협의회는 “오리온은 물가안정을 위해 노력한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번 가격 인상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면서 “소비자와 신뢰를 저버린 오리온의 가격 인상에 매우 유감을 표하며, 오리온이 약속을 지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