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린 제오르제스쿠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 후보가 백마를 타고 있는 모습. 승마, 무술 등에 능한 강인한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컬린 제오르제스쿠 틱톡
컬린 제오르제스쿠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 후보가 백마를 타고 있는 모습. 승마, 무술 등에 능한 강인한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컬린 제오르제스쿠 틱톡]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24일(현지시간) 루마니아에서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한 주인공은 무소속 극우 성향의 컬린 제오르제스쿠(62)로 알려졌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루마니아 대선 현황을 보도하며 “트럼프 스타일의 포퓰리즘이 유럽 전역에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라며 ‘포퓰리즘’을 지적했다.

개표 결과 제오르제스쿠는 22.95%의 득표율로 사회민주당(PSD)의 마르첼 치올라쿠 총리(20%)와 구국연합(USR) 엘레나 라스코니 대표(19.17%)를 제치고 선두에 올랐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제오르제스쿠와 치올라쿠 두 후보가 오는 12월 8일 결선 투표에서 대권을 놓고 다시 맞붙는다.

극우·친러시아 성향의 제오르제스쿠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진정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마니아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국가다. 이 와중에 자국을 서방 국가의 일원으로 만들어준 나토(NATO) 회원국 자격 유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제오르제스쿠가 급부상하자 서방 국가들은 이를 주시하는 모양새다.

루마니아 대통령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컬린 제오르제스쿠. [AP=연합]
루마니아 대통령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컬린 제오르제스쿠. [AP=연합]

틱톡 정치로 이름을 떨친 제오르제스쿠는 1999년부터 2012년까지 루마니아 환경부에서 일한 관료 출신이다. 유엔 환경 국가위원회에서 루마니아 대표를 지낸 뒤 극우 정당 결속동맹 소속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그러나 2차 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에 가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정치 지도자 이온 안토네스쿠를 영웅이라고 말했다가 당에서 제명당한 문제아다.

FT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극우 성향 후보들이 기록한 표를 합치면 유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친(親)러시아, 반(反)유럽연합(EU) 노선을 지지했다.

제오르제스쿠의 선전에 대해 루마니아 역사학자 이온 이오니처는 “이는 틱톡의 승리”라며 “정당 없이도 소셜미디어만으로 당선 가능성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무소속인 제오르제스쿠는 당원들을 동원한 오프라인 선전전 대신 틱톡에 승마·유도 영상을 올리며 대중 인지도를 쌓았다.

한편, 루마니아는 이원집정부제 체제로 대통령은 외교·국방을 담당하며 실질적인 국정 운영권은 총리가 행사한다. 이번 대선 결과와 함께 12월 1일로 예정된 총선에서도 루마니아 정치권의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