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친환경 장례’를 내세워 고객들을 유치한 장례식장 대표 부부가 시신 191구를 방치하는 사건이 미국에서 벌어졌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콜로라도 스프링스와 펜로즈 지역에서 ‘리턴 투 네이처(Return to Nature)’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존과 캐리 홀포드 부부가 재판에서 시신 191구를 방치한 혐의를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홀포드 부부는 생분해 소재의 관과 수의를 이용한 ‘친환경 장례’를 해주겠다며 피해 유족들에게 총 13만 달러(약 1억8000만원)를 받은 뒤 시신을 방치하다 탄로났다.
이들의 행각은 지난해 10월 ‘리턴 투 네이처’ 펜로스 지점에서 악취가 난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수사 당국에 의해 발각됐다. 당국에 따르면 시신들은 장례식장 내부에서 비위생적인 상태로 방치 돼 있었다. 이가운데는 2019년도에 사망한 뒤 지난해까지 심각하게 부패한 채로 방치된 시신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유족 중 한 명인 데이비드 페이지는 법정에서 “가족의 시신이 4년 동안 가동되지 않는 보관소에 방치됐다”고 증언하며 분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부부는 대량의 시신을 숨기기 위해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창문과 문을 막아 내부를 은폐해왔다. 유족들에게는 유골을 수습한 것처럼 속이기 위해 콘크리트 혼합물을 유골함에 넣어 전달했다.
홀포드 부부는 80만 달러(약 11억2000만원) 상당의 코로나19 구제금을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구제금을 해외여행, 보석 구매, 쇼핑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난달 연방 법원에 사기 등 공모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내년 3월 선고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대 징역 20년형에 처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