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말레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미래지향적 포괄적 FTA’ 업그레이드

고부가가치 녹색경제 동반자로

윤석열 대통령, 한·말레이시아 정상회담 발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한국과 말레이시아 간 협력에 대해 “교역, 투자, 인적 교류를 넘어 국방, 방산, 그리고 그린수소, 핵심 광물을 비롯한 미래 산업 분야로 확대돼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말레시아는 1960년 수교 이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다방면에서 우호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과 안와르 총리와의 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이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 아울러 ▷무역·투자 ▷국방·방산 ▷에너지 ▷핵심광물 등에 걸쳐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한국은 말레이시아 동방정책의 핵심 파트너로서 긴밀히 협력해 왔다”며 “이러한 관계 발전을 반영하여 오늘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점증하는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지역 및 세계의 평화, 안정, 번영을 달성하기 위한 양국 간 연대도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고도 전했다.

안와르 총리는 “한국은 말레이시아에서 잘 알려진 국가”라며 “저 또한 페낭 출신이고, 페낭대교를 한국 기업이 설립했고, 또 한국 기업이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도 건축을 했고, 또 메르데카 118 건물도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방면에 있어서 저희가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며 “방산, 방위, 국방, 평화, 안보, 경제, 다른 여러 글로벌 이슈들이 있고, 또 나아가 새롭게 저희가 다룰 수 있는 것으로는 AI, 디지털 분야가 있겠다”고도 전했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을 계기로 각 분야별로 협력 강화 방안이 마련됐다. 우선 무역·투자 부문에서는 5년 만에 협상이 재개된 한-말레이시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논의가 이어졌다. 기존에 협상 중이던 상품 분과에 서비스, 투자, 디지털, 바이오, 그린 등 분과를 추가해 미래지향적인 포괄적 FTA로 업그레이드해 추진하기로 했다.

국방·방산 분야에서도 2023년 ‘FA-50 경공격기 18대 도입 계약’을 바탕으로 양국 간 방산 협력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한 방산협력 강화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예정된 말레이시아의 ‘경공격기 교체 2차 사업’ 등 차기 방산 사업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참여 관심을 요청했다.

양국은 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에도 함께 나선다. 그간 LNG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온 에너지 협력의 범주를 재생에너지 및 온실가스 감축 등 미래 산업 분야로 확장, 고부가가치 녹색경제로 나아가는 동반자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그린수소 생산을 포함한 호혜적인 협력을 확대해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협력 양해각서(MOU)’및 ‘파리협정 제6조(국제감축사업) 협력 MOU’를 통해 ‘셰퍼드 CCS 프로젝트’와 같은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 사업 확대를 위한 제도적 토대를 만들기로 했다.

이밖에도 핵심광물 보유국인 말레이시아와 기관 간 ‘핵심광물 협력 MOU’를 체결해 회복력 있고 안정적인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을 도모하기로 했다. ‘고등교육 협력 MOU’를 통해 양국의 고등교육기관 간 교류 확대, 고등 교육 시스템 등에 대한 정보 교환도 추진된다.

이날 양 정상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포함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프로그램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를 촉구하는데 뜻을 모았다.

러북 간 군사협력 심화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누며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 지역 조성을 위해 상호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