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파 MAGA’ 인사 대거 기용
대중 강경파·평균 57세·파격 인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3일(현지시간) 농무부 장관에 브룩 롤린스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대표를 지명하면서 집권 2기 내각 인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대선 승리를 확정한 6일부터 23일까지 3주도 안돼 속전속결로 진행된 이번 인선의 키워드는 ‘충성파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대거 기용이다. 트럼프 1기 때 평균 63세이던 장관들의 나이도 57.3세로 대폭 낮아졌다. ▶관련기사 4면
외교·안보 투톱인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엔 트럼프 정책의 핵심인 대중 강경 노선에 앞장서 온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과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인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이 각각 지명됐다.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는 신장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 등 중국 견제 법안을 주도했고, 왈츠 안보보좌관 지명자는 “미국은 중국 공산당과 냉전을 치르고 있다”는 인식을 공개적으로 피력한 인사다.
경제 분야 투톱인 재무장관과 상무장관에 헤즈펀드 키스퀘어 그룹 최고경영자(CEO) 스콧 베센트와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 CEO인 하워드 러트닉을 지명해 경제와 외교 양면에서 대중 압박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장관에는 역시 강경파 인사로 미군의 해외 파병을 반대해왔던 소령 출신의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가 발탁됐다.
이 외에도 보훈부 장관에 1차 탄핵심판 변호인단 일원인 더그 콜린스 전 하원의원, 국가정보국장(DNI)에 현역 군인인 털시 개버드 전 민주당 하원의원,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집권 1기 4년 차 때 DNI를 지낸 존 랫클리프를 각각 기용했다. 이들은 모두 트럼프 당선인이 1기 당시 CIA 조사를 받거나, 중국 관세 정책을 펼칠때 그를 적극 옹호한 인물들이다.
대통령이 직접 임명해 별도의 인준 관정이 없는 백악관 인사는 대선 캠프 인사들이 줄줄이 발탁됐다. 올해 대선 캠프 공동 선대 본부장을 맡은 수지 와일즈를 비롯해 대선 캠프 수석 대변인을 맡은 스티븐 청이 백악관 공보국장, 캠프 대변인이었던 27세 캐롤라인 레빗이 백악관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2기 내각 인사들에게 ‘마가’, ‘트럼프 기소에 대한 보복’, ‘작은 정부’ 등 크게 3가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맷 게이츠 후보자가 사퇴한 법무부 장관에 새롭게 지명된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은 2019년 트럼프 당선인의 첫 탄핵 재판 변호를 맡았던 인물이다. NYT는 “법무부, CIA, 국방부에 충성파 인물들이 발탁되면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사법 리스크에 기여한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같이 정부 조직을 효율화하려는 인물들도 대거 발탁됐다.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발탁된 머스크와 인도계 기업인 비벡 라마스와미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규제 철폐, 행정 감축, 비용 절감이 정부효율부의 세 가지 주요 개혁 과제”라면서 연방정부의 힘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고 전쟁 조기종식이 미국의 이익이라고 주장해온 트럼프 당선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특사를 신설해 초강경파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일 대사 지명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빛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