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美 NBC와 인터뷰
“북한이 결코 핵무기에 의지 못하도록 해야”
“우크라 지원, 美 압력 없어…상황 모니터링 중”
[헤럴드경제(워싱턴DC)=정윤희 기자, 박상현 기자]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북한이 결코 핵무기에 의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미국 NBC 뉴스가 26일 전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최근 미국 정부의 기밀문건 유출이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공개된 NBC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빠른 협상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NBC 인터뷰는 워싱턴DC에서 현지시간 지난 24일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또한 최근 미 국방부의 기밀문건 유출에서 비롯된 한국 등 동맹국에 대한 ‘도·감청 논란’에 대해선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 문제는 자유와 같은 공동의 가치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한미동맹을 지탱하는 굳건한 신뢰를 흔들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스파이 활동이 드러난 것에 대한 어색함을 인정하면서도, “양국 관계는 높은 수준의 신뢰를 바탕으로 구축됐다”고 말했다고 NBC는 전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믿음만 있으면 흔들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유출된 미 국방부 문건 속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 등이 언급된 한국 관련 내용들에 대해 “공개된 정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양국 국방장관들도 전화 통화를 하며 문건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결론에 뜻을 모으기도 했다.
국빈 방미 중인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26일(현지시간) 예정된 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와 관련된 방안을 담은 별도의 문건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문건에는 기존보다 진전된 확장억제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NBC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외교를 시도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시보다 윤 대통령이 대북 강경 노선을 취하고 있다며, 정상회담 안보 의제 최상위에 ‘무기 실험을 강화한 북한’이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인도적 지원을 제안하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 대가로 경제적 원조를 제공한다는 ‘담대한 구상’을 발표했지만, 북한은 이를 거절한 상태다.
존 커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5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DC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 순방 기자단 대상 브리핑에서 “한미동맹은 계속해서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할 것을 원한다”며 “평화롭고 외교적인 방법으로 (북한과의) 오래된 차이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는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1년 만이자,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인도·태평양 지역 정상으로서는 처음이다. NBC는 이러한 점과 최근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한 한미일 삼각 공조 강화 등을 들어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이어가길 독려할 것으로 보인다고도 전망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해선 “백악관으로부터 지원을 강화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지는 않다”며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공개된 영국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고,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인터뷰에서 “만약에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전쟁 당사국과 우리나라와의 다양한 관계들을 고려해서, 그리고 전황 등을 고려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