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없으면 노조도, 회사도 존재 못해”
부품협력사 1조원 지원에도 “환영”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중국에서 생산되는 와이어링 하니스(자동차 부품용 배선뭉치)가 공급되면서 현대차 울산2공장의 가동이 재개된 가운데 현대차 노조가 품질력 향상과 생산성 만회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12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는 지부소식을 통해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 차질로 중단됐던 공장별 휴업이 전날 2공장을 시작으로 부분적으로 재가동됐다"며 "품질력을 높여 노사가 고객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에 진출한 와이어링 하니스 납품업체 공장들은 지난 6일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지난 10일 국내로 들어온 생산 물량은 현대차 울산2공장에 우선 공급되면서 생산이 부분적으로 재개된 상태다.
노조는 특히 "고객들의 조기 출고 요구가 많은 팰리세이드, GV80, 그랜저, 투싼 차종 등 생산에 속도를 올려 고객에 대한 신뢰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이는 최근 공영운 현대차 사장이 "고객들이 많이 기다리는 차종을 우선적으로 빨리 생산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이어 노조는 "고객이 없으면 회사도 존재할 수 없다"며 "사활을 걸고 부품 공급을 책임져야 하며 조합원은 품질력을 바탕으로 생산성 만회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노조원들에 대해서는 "노사 생존을 위한 호소에 조합원들이 경직된 사고를 가져서는 안 된다"며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적극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경영난에 빠진 국내 부품 협력사에 1조원 규모의 자금을 긴급 지원한 것에도 환영의사를 내비쳤다. 노조는 "부품협력사는 함께 가야할 동반자"라며 "앞으로도 기술지원 투자와 소속된 근로자의 처우 개선에 심혈을 기울여 주길 당부한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자동차 업계가 생산 중단이라는 위기에 빠졌던 상황에서 업계 최대 규모의 현대차 노조가 회사와의 상생 의지를 밝힌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다른 업체도 노사 타협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데 모범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