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정부 전세기 통해 주재원 귀국 검토

SK, 회의 및 출장중단 등 현지 접촉 최소화

일부 기업들, 中 신규사업 추진 전면 중단

[우한 현지기업 인터뷰] 국내 송환·출장 금지…기업들 임직원 보호 총력
SK종합화학이 중국의 시노펙과 합작해 설립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중한석화 공장 모습. [SK종합화학 제공]

[헤럴드경제 원호연·김현일 기자] ‘우한 폐렴’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중국 현지에 나가 있는 국내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회의를 비롯한 단체 활동을 전면 금지하고, 직원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등 감염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의 전세기 투입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현지에 남은 주재원들의 추가 철수까지 고려하는 상황이다.

28일 관련 업계와 우한 총영사관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는 포스코, SK종합화학, 현대위아, LG하우시스 등이 해외법인 또는 사무소 형태로 현지에서 사업 중이다. 주재원을 비롯해 이들의 가족과 유학생 등 370여 명이 메신저 ‘위챗’으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 측은 우한에 있는 자동차 강판 가공센터 포스코-CWPC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한국인 직원 4명의 귀국도 고려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춘절연휴 연장 조치에 따라 공장 전체 가동은 다음달 2일까지 중단했다”며 “주재원 4명의 귀국 여부는 정부의 전세기 투입 결과에 신속히 대응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종합화학은 이미 설 연휴 전 현지에 최소 인력만 남겨두고 10여 명의 주재원을 국내로 긴급 귀국시켰다.

SK종합화학 관계자는 “현지 구내식당 운영은 중단했고 도시락으로 대체했다. 단체 회의도 모두 금지하는 등 직원들끼리의 접촉을 최대한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직원들의 폐렴 발생을 최대한 예방하기 위해 전 직원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고 감염방지 키트를 나눠줬다”며 “공장 내부를 철저히 소독하고 체온계 등 의료 설비도 추가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우한을 포함한 중국 전역으로의 출장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시급한 사안일 경우 담당 임원의 승인 하에 출국하도록 했다. 출장 중에는 개별적으로 건강상태를 하루 단위로 보고하고 있다.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되면서 대한항공 우한지점은 출국가능 여부와 방법을 묻는 현지 교민들의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난웬샨 대한항공 우한지점장은 “우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많이들 물어오고 있다”며 “교민 철수는 총영사관이 주도한다. 우리는 그에 맞춰 항공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신규 사업을 추진하려던 기업들도 당분간 올스톱 상태다. 우한총영사관에 따르면 국내 기업 3곳이 합작사업을 위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사태로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광호 중국 우한총영사관 부총영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교통이 통제되면서 물자 수송이 막힌 기업들은 더욱 애가 타고 있다. 춘절이 끝나고 나서도 이게 안 풀리면 기업들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