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목사 ‘집시법 위반’ 혐의로 출석했단 의사 밝혀

불법시위에 대해선 ‘억울’...다른 혐의는 ‘출석 안할 것’

경찰 “혐의점 많아, 조만간 또 소환 가능”

‘출국금지’되자 경찰 출석…전광훈 “내란선동 혐의? 불러도 안나온다”
12일 경찰에 출석하고 있는 전광훈 목사. [연합]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4차례 경찰 출석을 거부했던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목사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전 목사가 출국금지 조치 된 사실이 알려진 이후다. 그는 출석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 경찰 소환에 응한 것이다. 다른 혐의에는 앞으로도 출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각종 고소·고발장을 통해 현재 종로경찰서에 접수된 전 목사관련 혐의는 집시법 위반과 내란선동 혐의,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 등 세 가지다. 전 목사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내란 선동 혐의를 받는다. 하지만 이날 경찰은 전 목사의 집시법 위반 혐의만을 조사했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13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제 늦은 오후까지 진행된 조사에서는 집시법 위반과 관련된 혐의들에 대한 조사작업이 이뤄졌다”면서 “현재 소환조사와 관련된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추가적인 소환조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다른 혐의들이 많이 남아있다”면서도 “우선은 전날 늦은 오후에 끝난 소환조사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추가적인 소환 가능성은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목사는 전날 오전 9시 47분 종로경찰서에 출석했다. 전 목사는 앞선 4차례 경찰 소환에 불응했다. 이에 경찰은 전 목사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체포 영장의 신청 여부도 검토했다. 그리고 전 목사의 경찰 출석이 이뤄졌다.

이에 전 목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전 출석 요구에 대해선) 조사받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돼 오지 않은 것”이라며 “집시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 조사를 받으러 왔다. 앞으로 내란 선동 혐의로 경찰이 출석 요구를 하면, 응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전 목사의 출석으로 수사가 진행된 기부금품법 위반과 관련된 혐의는 지난 10월 3일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폭력시위’와 관련된 내용이다. 당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등 보수 성향 단체들은 '청와대 검거', '대통령 체포' 등의 발언을 외쳤고,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시도했다. 경찰은 이를 저지했다. 하지만 탈북민 단체 등이 경찰에게 폭력을 행사했고, 이중 40여 명이 체포됐다. 전 목사는 당시 투쟁본부의 대표 격으로 활동했다.

전 목사는 “당시 내 허락 없이 불법 시위하면 안 된다고 참가자들에게 말했다”면서 “(당시 폭력시위는) 내가 배후에서 조종하고 지휘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경찰이 나를 뒷조사해보면 (죄가 없다는 게) 다 드러날 일”이라면서 “(당시 불법 행위로 연행된) 탈북자들과도 관계가 없다”라고 해명했다.

그외 전 목사와 관련된 혐의 중 내란선동은 10월 집회 당시 사용했던 과격한 문구들 탓에 적용됐다. 아울러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는 당시 전 목사가 집회현장에서 걷었던 헌금 탓에 적용됐다.

전 목사는 이날 오후 9시 28분께 경찰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약 12시간에 걸쳐 조사가 이뤄진 셈이다. 전 목사가 귀가하는 자리에는 전 목사의 지지자들이 나왔다.

전 목사 지지자들과 취재를 하려는 기자들 사이에는 실랑이가 붙었고, 경찰서 로비에 소동이 일었다.

‘출국금지’되자 경찰 출석…전광훈 “내란선동 혐의? 불러도 안나온다”
전광훈 목사가 경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모습.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