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부진 벗어나 회복세 전망 시장·업종보다 실적 개선株 관심 증권사들 ‘코스닥 밴드’는 480~550
상반기 IT 신제품 효과 기대 스마트폰·디스플레이 종목 유망 4분기 실적발표 전후 차별화 예상
지난해 코스닥시장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11월 500선에서 보합세를 보이다 12월 들어서는 그마저 무너지면서 하락폭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2014년엔 코스닥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시장이나 업종보다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개별 종목에 관심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 IT종목이 가장 유망한 업종으로 손꼽혔다.
▶코스닥시장 부진…실적 불투명=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외국인이 순매수 행진을 시작한 지난해 8월 이후 11.16% 떨어지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최근 3개월간 월별 지수변동률을 보더라도 10월(-0.46%), 11월(-2.89%), 12월(-5.58%) 등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의 부진은 기업의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데서 기인한 바가 크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가총액 비중이 큰 IT 관련 섹터의 실적 전망 불투명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4분기 실적의 동반 하락도 우려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영수 키움증권 스몰캡팀장은 “상반기 IT부품주와 바이오 종목이 쌍두마차를 형성했지만, 하반기 외국인의 대형주 위주 순매수가 진행되면서 코스닥을 포함한 중소형주는 소외됐다”며 “가치주펀드 환매로 코스닥시장의 주체인 개인이 이탈하면서 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고 분석했다.
▶2014년 코스닥은 회복 전망, 지수는 480~550선=지난해 부진에서 벗어나 올해 지수 상승에 성공할지 여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코스닥지수의 변동 범위가 겹치는 구간은 하단이 480포인트, 상단이 550포인트이다.
기업 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개선되고,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상황도 지난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전반적으로 내년 코스닥시장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욱재 IBK투자증권 중견중소기업(SME) 분석팀장은 “내년 상대적으로 예상수익의 증가율이 코스피 대비 코스닥이 2배 수준 높다”며 “중소형주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외 거시경제 지표와 경기가 변수이며, 기관과 외국인의 매매, 기업투자 규모도 고려해야 할 점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기회복을 중요 변수로 꼽았다. 오 팀장은 “글로벌 및 국내 경기회복 여부가 관건”이라며 “경기회복은 신용위험 완화로 이어지고, 이는 코스닥시장을 포함한 중소형주의 추세적 상승에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장영수 팀장은 “무엇보다 기업의 실적이 좋아져야 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신기술 관련 중소형주가 많아 당분간 실적 개선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투자자 활성화 방안이나 창조경제의 가시적 지원책이 나오면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지수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IT 종목에 주목=내년 중소형 유망 종목으로는 IT 관련주가 가장 전망이 좋을 것으로 꼽혔다. 증권사들은 상반기 신제품 효과가 나올 수 있는 스마트폰 관련주와 업황 개선, 전방산업의 수익이 개선되고 있는 디스플레이 종목이 후광 효과를 볼 것이라고 공통 추천했다.
개별 증권사별로 보면 삼성증권이 올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모바일 관련주를 유망하다고 봤고, 키움증권은 모바일과 LED조명 관련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추천했다. IBK투자증권이 제시한 엘엠에스, 엘오티베큠, 와이엠씨 등은 태블릿PC나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들이다. 우리투자증권이 꼽은 유망 종목은 엘엠에스, 이녹스, 엠씨넥스 등 스마트폰 관련주가 주를 이뤘고, 이 밖에 국도화학, 라이온켐텍, 엘티씨, 더존비즈온, ITX시큐리티, 케이티스 등이 추천을 받았다.
유승민 팀장은 “신성장 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고, 관련 중소형주에 추세적으로 프리미엄이 부여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로 종목별 차별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손세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대형주에 대한 선호는 계속되겠지만 수익률 차별화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중소형주에 대한 니즈도 상당히 있어 개별 종목 위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