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총리 해고 필요성 강조할 듯 과잉설비 우려·국유기업 감원계획 5년간 철강·석탄근로자 150만 줄듯
이번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대량 해고’ 사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둔화기를 맞아 대규모 감원 바람이 불고 있는 탓이다. 경제적 어려움과 실업 증가가 1990년대 후반을 연상시킨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그 때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 열리는 전인대는 중국 사회의 분위기가 1990년 후반과 비슷한 상황에서 열리게 될 것이라고 4일 보도했다. 주룽지 전 총리가 1998년 이후 진행한 국유기업 개혁으로 3000만명 가량이 해고됐다.
이번 전인대에서는 리커창 총리를 필두로 또 한 번 대량 해고의 필요성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분위기는 조성됐다. 최근 몇 달간 과잉설비에 대한 문제점은 끊임없이 지적돼 왔고, 국유기업 감원 계획도 알려졌다.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감원 인원은 향후 2~3년간 최대 6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도층은 마지막 국유기업 개혁이 매우 오래됐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경제 상황이 90년대 후반보다 이러한 대량 해고 상황을 버텨내기 더 어렵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90년대 말의 경우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며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시기였지만 지금은 경기 둔화세가 명확해졌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FT는 주 전 총리가 개혁을 단행하던 시기에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넓은 시장을 새롭게 받아들이는 시기였지만 현재의 중국은 경기 둔화세와 약한 미국, 유럽 시장을 마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 광야오 중국 재정부 차관은 이번주 “과잉설비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실업 문제가 특히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리 총리가 해결 방안으로 제시한 1000억위안(약 18조5220억원)의 실업 대비 재원은 향후 2년 이상의 기간 동안 빠르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전인대에서는 좀비 기업 퇴출 문제도 중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구조조정을 통해 향후 5년간 철강, 석탄 산업 부문 노동자를 150만명 줄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1000억위안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가 효과를 거둘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중국은 2020년까지 철강 생산량을 1억5000만톤 줄일 계획이다. 하지만 중국강철공업협회에 따르면 철강 공급 과잉은 연간 4억톤에 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굴뚝 산업에서 소비ㆍ서비스 산업 중심의 경제 성장 체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재정지출과 경기 부양책을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WSJ은 이처럼 성장을 강조하는 정책이 공급 과잉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 속도는 1990년대보다 더딜 수 밖에 없다. 당시에 비해 산업이 더욱 세분화됨에 따라, 사양산업에 종사하던 노동자들은 새로운 직업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또다른 문제는 지방정부의 비협조다. 중앙정부에서 개혁 조치를 발표해도 지방정부는 일자리와 세수를 늘리는데만 몰두할 뿐이다.
WSJ은 결국 중국이 구조조정에 얼마나 공격적으로 나설지는 중국 최고 지도자들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이수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