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투자일임형 허용이라는 큰 선물을 받은 은행권이 ISA통장 수수료와 포트폴리오 구성시 자사상품 배제 관련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수수료를 너무 낮추면 이익이 적어 ISA에 뛰어들 매력이 없고, 그렇다고 수수료를 높이자니 투자일임형 허용이라는 선물까지 받은 처지에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자사상품 편입 금지 규정으로 인해 좋은 금융상품을 개발해도 ‘남 좋은 일’만 시키는것 아닌가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소비자들 역시 고객의 수익금에만 수수료를 부과하게 하는 제도 마련을 요청하고 나선 상태라 은행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도 투자일임형 ISA 판매를 막 허용받은 만큼 이제 구체적인 상품 마련에 고민을 시작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없지만 수수료 문제와 포트폴리오 구성시 자사상품 편입이 금지된 만큼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지를 놓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일임업이 허용되서 은행도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와 같이 ISA 계좌에 들어있는 자금을 고객 대신 운용해주고 수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이 수수료를 어느정도로, 또 어떤 식으로 부과하는가에 달려 있다.
수수료를 낮추면 투자자문 관련 시스템 및인력을 도입하는 비용에 비해 수익률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이 수수료를 너무 높이면 은행들의 수익성은 좋아지지만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는 데다 일부 개인형 퇴직연금처럼 수수료 과도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원리금 전체에 수수료를 부과할지, 고객의 이익금에만 수수료를 부과할지도 문제다.
판매하는 입장에서야 원리금 전체에 수수료를 부여하면 수수료를 많이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입장에서는 자칫 원금 손실까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의 건실한 자산 운용을 유도하려면 원리금 전체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이 아닌, 수익에 대해서만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이 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소비자연맹은 “ISA에 대한 판매사의 책임을 강화하고, 고객의 수익에 대해서만 수수료를 부과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투자일임형 판매 허용이라는 선물까지 받은 상황에서 수수료를 어느정도 선으로 해야 하는가는 고민해봐야 할 숙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자사상품 편입금지에 따른 포트폴리오 구성 문제 역시 은행권의 숙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예ㆍ적금등은 초단타거래등 문제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편입을 금지하는 것은 좀 과도한게 아닌가 싶다”고 털어놨다.
다른 은행 관계자 역시 “좋은 예ㆍ적금 상품을 만들면 경쟁사에서 이를 자기 ISA에 편입, 고객들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사용돼 ‘남 좋은 일’만 하게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하는 고민이 있다”며 “초단타거래등 문제가 없는 예ㆍ적금 상품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금액 한도를 둬서라도 자사 상품 편입을 허용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현재 금융사와 가입자 간의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신탁재산과 해당 금융회사의 고유재산 간의 거래는 엄격히 금지돼 있다”며 “이런 원칙을 ISA에도 적용하는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