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한중 합작으로 만든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출연자가 산소호흡기를 써야 할 정도로 극한의 상황으로 내모는 무리한 진행으로 비난받고 있다.
지난달 26일 첫 방송을 시작한 ‘스타라이트 보이즈’는 SBS와 중국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가 합작해 만든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보이그룹 론칭 목표를 전면에 내세웠다. 한국인 21명을 비롯해 중국,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등 다양한 국적의 연습생 69명이 참가했다.
처음 시도되는 콘셉트로 기대를 모았으나 초반부터 논란이 불거졌다. 2화에서 '시그널송 미션'을 진행하면서 지원자들이 지쳐 쓰러져 우는 모습까지 공개되자 도가 지나치다는 반응이 나온 것.
연습생들은 68명 중 56명이 뽑힐 때까지 2분 분량의 시그널송 안무를 반복적으로 춰야 했다. 노래 한 번 끝나면 30초의 휴식 시간을 줄 뿐, 다시 격렬한 안무가 이어졌다.
안무 자체가 동작도 크고 힘이 많이 들다 보니 10회차쯤 지나자 참가자들이 지쳐 쓰러지는 장면이 노출됐다. 지속되는 무대에 참가자들의 숨은 점차 거칠어졌고 산소 호흡기를 쓰는 참가자들도 나왔다.
급기야 중국인 참가자 쑨잉하오가 미션 중단을 외치며 제작진에게 항의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는 “제작진이 저희의 투지와 인내심을 평가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저희는 사람이지 기계가 아니다”고 했다.
그러자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가수 이승기는 “여기는 K팝 아이돌이 되고 싶어서 온 거 아니다. K팝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팬들 앞에서 공연을 펼치는 아이돌이 되기 위해 여기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이더들, 콘서트하면 많으면 30곡 정도 팬들 앞에서 공연을 한다. 이게 힘들다면 관객이 가수의 절박한 퍼포먼스를 보고 기뻐할 권리를 빼앗는 것이다”고 했다.
이를 두고 참가자들의 부상 우려에 대한 지적과 함께 인권침해적이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한중 네티즌들은 "참가자들을 갈아 넣고 있다. 요즘 시대에 저런 프로그램이 나올 수가 있느냐" "피지컬100 아니냐" "제작진과 이승기가 악마로 보인다" 등 비판했다.
특히 발라드 가수인 이승기의 발언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승기는 아이돌도 아니고 격렬한 춤을 춰본 적 없지 않냐" "발라드 가수가 저런 평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대본이라도 해도 논란이 될 만하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치이(iQIYI)가 선보이는 첫 글로벌 남자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참가자 69명 가운데 최종 9명의 연습생이 데뷔하게 된다. 이성경이 MC를 맡았고 이승기, 대성, 최영준, 한해, 권은비, 후이, 헤릭, 윤 등이 심사위원으로 출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