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소에서 원숭이 43마리 집단탈출
열화상 카메라로 수색…한 마리도 잡지 못해
당국 “즉시 신고, 문과 창문 단단히 닫아라”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연구 시설에서 원숭이가 대량 탈출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당국은 주민들에게 문과 창문을 닫으라고 경고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ABC 등에 따르면 6일 오후 1시쯤 예마시에 있는 알파 제네시스 영장류 연구 센터에서 리서스 원숭이 43마리가 우리를 집단으로 탈출했다.
예마시 행정 책임자는 브리핑에서 알파 제네시스 센터의 신입 직원이 우리 문을 열어두는 바람에 원숭이들이 탈출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포획된 원숭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마시의 한 주민은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집으로 운전하던 중 탈출한 영장류 한 마리가 도로를 건너 달리는 것을 보았다"며 "원숭이는 길을 건넌 다음 집과 나무 위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예마시 경찰은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수색에 나섰다. 원숭이는 모두 어린 암컷이고, 몸무게는 각각 6~7파운드(약 3~4kg)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알파 제네시스 대변인의 말을 빌려 "동물들이 어리고 몸집도 작아 테스트에 이용된 적은 없다"며 "어떠한 질병에도 감염되지 않아 무해하고 오히려 겁이 많다"고 밝혔다.
다만 당국은 안전을 위해 주민들에게 원숭이들과 접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주민들은 이 동물들이 집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과 창문을 닫는 것이 강력히 권고된다"며 "도망친 동물을 발견하면 즉시 911에 연락하고 그들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말했다.
알파 제네시스 CEO 그렉 웨스터가드는 원숭이들이 자발적으로 돌아오는 행복한 결말을 기대하고 있다고 CBS 뉴스에 말했다. 그는 "숲에는 먹을 만한 것들이 있지만, 원숭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사과는 없다"며 "그래서 우리는 하루나 이틀 안에 원숭이들이 사과를 먹으러 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웹사이트에 따르면 알파 제네시스는 전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생물의학 연구를 위해 영장류를 제공하는 업체다. 업체는 웹사이트를 통해 "생물의학 연구 커뮤니티에 특정 병원균이 없는(SPF) 비인간 영장류 모델을 제공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알파 제네시스는 "인정받는 연구 시설로서 파트너가 다양한 분야에서 전임상 영장류 연구를 수행하도록 지원해왔다"며 "백신 개발, 치료 약물 요법, 저분자 투여, 실험적 수술에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