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보호예수 종료, 매각 속도전 기대
반도체 전공정 선두기업, 매각 대상 지분 40.9%
매각 주관사 UBS, 티저레포 배포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반도체 부문 투자에 집중하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이하 크레센도)가 HPSP 경영권 지분 매각에 나선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PSP 매각 주관사인 UBS는 국내외 잠재 인수후보군을 대상으로 티저레터를 배포하며 사전 마케팅에 돌입했다. HPSP는 국내 반도체 전공정 선두기업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크레센도가 소유한 경영권 지분 40.9%다.
크레센도는 반도체 등 신성장 테크 섹터 장기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HPSP를 바이아웃한 것은 2017년이다. 2022년 7월 코스닥 상장 밸류는 4900억원대였으나 2년 만에 시가총액을 2조9000억원대로 키웠다.
크레센도는 투자 7년반 만에 HPSP를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로 육성해 투자금 회수에 나선다. 통상적인 경영권 매각과 동일하게 이번 딜은 원매자가 비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하면 매도인 측으로부터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한다. 크레센도 측은 이달 말~내달 초 예비입찰을 진행할 방침이다. HPSP 상장 2년6개월이 경과하는 내년 1월에는 크레센도의 경영권 지분도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된다. 따라서 매각 절차도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크레센도는 다수의 국내외 전략적투자자와 재무적투자자로부터 인수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내외 사모펀드 시장에서 반도체 소부장 전 부문에 걸쳐 투자 전문성을 강화해 왔다. 크레센도의 주요 반도체 포트폴리오로는 ▷한미반도체(후공정 장비) ▷HPSP(전공정 장비) ▷텍슨(부품) ▷엔씨켐(소재) 등 밸류체인 전반에서 투자 역량을 쌓았다.
앞서 한미반도체의 경우 2013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약 420억원을 투자한 뒤 총 825억원에 매각했다. 택슨을 보유한 서진시스템의 경우에도 2015년에 투자한 뒤 2017년에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특히 두 회사는 크레센도가 지분을 매각한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엑시트 이후에도 포트폴리오 기업이 성장을 지속하는 점은 HPSP 원매자도 높이 평가하는 지점이다.
엔씨켐의 경우 현재 IPO가 진행 중이다. 크레센도는 2018년 336억원을 투자해 엔씨켐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이후 2022년 초 삼양홀딩스에 지분 일부를 300억원에 매각해 현재 지분율 18%의 2대 주주로 남아있다.
HPSP는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고압수소어닐링(HPA) 장비를 제조해 세계 유수의 파운드리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791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965억원을 기록했다. 크레센도가 경영권을 인수한 이듬해 매출 24억원 대비 76배 성장했다.